은행원까지 낀 전세사기…110억 뜯은 일당 구소기소
대형은행 은행원을 끼고 수도권 일대에서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이 구속기소 됐다.

의정부지검 환경범죄조사부(이호석 부장검사)는 사기 등 혐의로 40대 은행원 A씨와 50대 부동산컨설턴트 B씨, 명의를 빌려준 40대 C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3개월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일대 빌라를 사들인 뒤 전세 계약을 맺으며 임차인 51명에게서 전세보증금 110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전세자금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시중 대형은행의 행원으로, 당시 빌라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아지는 '역전세' 상황에 주목해 무자본 갭투자 사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낸 부동산컨설턴트인 B씨에게 갭 투자할 부동산을 물색하게 했고, 또 일을 하지 않는 C씨를 꼬드긴 뒤 명의를 빌렸다.

A씨 일당은 신축 빌라 매매 계약과 임차인 전세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아무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여러 채의 빌라를 매수했다.

앞서 경찰은 한 사람 명의로 보증보험 가입이 많이 발생한다는 국토교통부 수사 의뢰로 전세 사기 정황을 포착해 이들을 붙잡아 지난달 22일 구속 송치했다.

A씨는 구속되기 전까지도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로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였다. 이들 중 40%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보증금을 받지 못할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개별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20명에게서 전세보증금 50억원을 가로챈 정황도 파악해 보완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서민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중대범죄인 전세 사기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피고인들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