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꾼론도 '올드 이미지'로 젊은 층 주목 못 받아
[4·10 총선] 권토중래 실패 이정현…'정권심판론' 못넘어
보수 정당의 불모지 호남(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 다시 도전장을 낸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을 결국 넘지 못했다.

이 후보로선 선전을 넘어 당선까지 기대했지만, 공고한 민주당 지지세와 정권심판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낙선했다.

호남(순천)에서 보수 정당 최초 재선 의원인 이 후보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워 또다시 민주당 텃밭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3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애초 해당 지역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옅은 데다 이 후보의 고향도 겹쳐 있어 선전을 점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 후보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시대위원회에 있으면서 광양산단 규제 완화 등 지역 챙기기에 힘써온 점을 지역민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졌다.

상대후보인 민주당의 권향엽 후보가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한 '사천(私薦)'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던 점도 이 후보에겐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홀로 전동자전거를 타고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역 발전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정현 매직'이 이번 총선에서는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 후보라는 인물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정권 심판론'이라는 거센 지역 민심의 흐름이 이 후보의 인물론을 집어삼켰다는 분석이 많다.

여당 후보로 현 정부와 함께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했지만, '반(反)정부' 민심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남자'라고 불렸던 이 후보의 이력, 국회의원·당 대표 시절 휩싸인 여러 발언 논란도 호감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인 '올드 이미지'도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의 젊은 유권자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이 후보는 10일 낙선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당(민주당)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이 대세였고, 호남에서는 태풍으로 정권 심판론이 다가와서 속수무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 "지역 발전을 위해 일을 하고 싶어도 직책이나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없다"며 "지금까지는 출마 가능성을 두고라도 뛰었지만, 이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