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교육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서평]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누가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다시 일어서는 교실>은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다만 누군가를 콕 집어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이 책을 쓴 송은주는 14년 차 초등교사이자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다. 교육을 제공하는 입장과 소비하는 입장에 동시에 서 있는 셈이다.

저자는 그간 경험을 통해 여러 각도로 대한민국 공교육을 진단한다. 학생, 학부모, 전현직 교사와 교육 관계자를 아우르는 110명을 인터뷰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상호존중은 서로의 상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자세가 이 책을 관통하는 시각이다. 교육의 3주체로 불리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느끼는 불만과 상처를 모두 짚는다.

저자는 교권 침해를 단순히 '진상 학부모'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다. 과도한 행정업무와 미흡한 교사 보호가 교육 의지를 꺾고 교권을 깎아내렸다. 그럼에도 희생과 헌신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교사들이 침묵하게 했다.

학부모들의 입장도 대변한다. 일부 학부모의 문제를 인정하지만 '자기 자식밖에 모르는 부모'라는 편견은 거부한다. 폭력이 일상이었던 억압적인 학창 시절의 상처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음을 반성한다. 폐쇄적인 학교와 소통하지 않는 교사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기도 했다.

책은 교권 침해에 대한 진단을 확장해 공교육 전반의 문제를 꼬집는다. 부모와 교사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의 뿌리를 근대 교육 역사에서 찾는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과거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역사와 문화의 피해자라고 분석한다. 그 결과로 생겨난 불합리한 승진 제도, 관행적 업무, 권위적인 관료 체계와 교육 개혁이 공교육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공교육 문제를 해결할 대원칙이 '학생'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의 만족도와 성장을 고려하는 포용적인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주체를 꼽아 ‘네 잘못이야’라고 탓하지 않는 시각이 장점이다. 사교육 문제, 대입 제도, 어린이집까지 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지적에 이론적인 근거를 추가해 설득력을 챙기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공교육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공교육의 문제점를 폭넓게 바라보는 책이다. 학부모와 예비 교사, 그리고 공교육 문제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