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를 통해 만든 작품 사진들. 예술가와 영화감독 등에 접근권한을 줘 만들었다. AI와 스마트폰 등으로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감독 폴 트릴로와 토론토의 실험 영화 제작사 샤이 키즈, 증강현실(AR) 및 혼합현실(XR) 아티스트 돈 앨런 스티븐슨 등이 참여했다. 풍선 머리를 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편 영화와 상상 속 동물을 만든 영상 등이 주목을 받았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쳐
오픈AI가 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를 통해 만든 작품 사진들. 예술가와 영화감독 등에 접근권한을 줘 만들었다. AI와 스마트폰 등으로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감독 폴 트릴로와 토론토의 실험 영화 제작사 샤이 키즈, 증강현실(AR) 및 혼합현실(XR) 아티스트 돈 앨런 스티븐슨 등이 참여했다. 풍선 머리를 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편 영화와 상상 속 동물을 만든 영상 등이 주목을 받았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쳐
챗GPT 열풍을 일으킨 오픈AI가 대규모언어모델(LLM)로 하는 문서 작업은 물론 이미지, 영상 생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소라’는 다수의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그래픽 영상 작업을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을 높였다. 고품질의 영상을 ‘1인 스튜디오’에서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되면서 영상업계에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오픈AI는 동맹 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역대급 성능을 갖춘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나섰다. 회사가 목표로 한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오픈AI가 LLM과 이미지, 영상 AI 모델에 이어 AI 칩 제조와 데이터센터 구축에까지 나서면서 수년 내에 ‘AI 제국’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상이 현실로 … 상업 콘텐츠 개발”

오픈AI는 최근 AI 모델 소라를 활용해 예술가와 영화감독 등이 만든 영상 7편을 공개했다. AI와 스마트폰 등으로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감독 폴 트릴로와 토론토의 실험영화 제작사 샤이키즈, 증강현실(AR) 및 혼합현실(XR) 아티스트 돈 앨런 스티븐슨 등이 만든 영상이다. 샤이키즈는 풍선 머리를 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에어 헤드’라는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샤이키즈의 월터 우드먼 감독은 “한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날개 달린 돼지와 물고기 몸통을 가진 고양이, 기린 머리의 플라밍고 등 가상의 동물을 만들어낸 스티븐슨은 “소라가 영상 제작 분야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픈AI는 지난 2월 소라를 처음 공개했다. 글로 명령하면 최대 1분 길이의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멀티모달 AI다. 기존 영상 생성 AI 모델이 4초 정도의 영상을 만든 것과 비교하면 길이가 늘어나고 품질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오픈AI는 이 도구를 파라마운트, 워너브러더스 등 주요 할리우드 제작자 경영진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오픈AI는 사람 음성을 학습해 모방 음성을 생성하는 AI 도구 ‘보이스 엔진’도 개발해 공개했다. 15초 분량의 음성 샘플만 있으면 비슷한 음성을 만들 수 있다. 오픈AI의 음성과 영상 생성 기술을 통한 상업적 콘텐츠 개발이 올해 안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챗GPT 열풍의 핵심 기술인 GPT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여름 차세대 LLM인 GPT-5를 내놓을 계획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다음 GPT 모델에서 현재 모델보다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스타게이트’ 문 열고 AGI 나온다

오픈AI는 역대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MS와 오픈AI 연합은 2028년을 목표로 초대형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사업은 비용 추정치만 1000억달러(약 135조원)에 달한다. 현재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의 10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AI 칩의 성능 향상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에 들어서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수백 배 더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가 역대급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AGI가 있다. 동영상 생성 모델인 소라와 GPT-5 등 LLM은 물론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AGI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해선 현재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초거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타게이트엔 수백만 개의 AI 칩이 사용될 예정이다. MS와 오픈AI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트먼 CEO는 전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AI 공급망 구축을 위해 투자자, 개발사 등과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MS도 자체 AI 칩 기술을 고도화해 스타게이트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축 비용은 대부분 MS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 CEO는 물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AI 전문가 상당수가 5~6년 내 AGI 등장을 낙관하고 있다. 스타게이트는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진행 중이다.

오픈AI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지사 설립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런던, 아일랜드 더블린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이달 일본 도쿄에 아시아 첫 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