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인천점에서 진행한 로봇청소기 로보락 팝업 스토어. /사진=한경 DB
롯데백화점 인천점에서 진행한 로봇청소기 로보락 팝업 스토어. /사진=한경 DB
"가정에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강추(강력추천)해요."

30대 후반 주부 김모 씨는 최근 경기 성남 30평대 아파트에 이사하면서 붙박이장에 별도로 로봇청소기 전용 공간을 만들었다. 가격이 150만원대로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아깝지 않다고. 물걸레를 자동으로 빨고 말리는 기능까지 갖춰 만족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그는 "매일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하느라 힘들었는데 로봇청소기를 산 뒤 집안일 하나가 줄었다. 정말 신세계"라면서 "주변에서 추천하는 이유가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살 걸 그랬다"고 말했다.

"요즘 이모님도 손빨래 안 하는데"…'끝판왕' 불티

CJ온스타일은 ‘강주은의 굿라이프’에서 로봇청소기 ‘로보락 S8 프로 울트라(이하 로보락 S8)’를 홈쇼핑 중 처음으로 판매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CJ온스타일
CJ온스타일은 ‘강주은의 굿라이프’에서 로봇청소기 ‘로보락 S8 프로 울트라(이하 로보락 S8)’를 홈쇼핑 중 처음으로 판매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CJ온스타일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업체 로보락 점유율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 제품 '로보락 S8 프로 울트라' 가격은 169만원에 달하지만 "없어서 못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1세대 로봇청소기는 청소와 걸레질 위주 기능이 탑재돼 있었는데 이 제품은 물걸레를 세척 및 건조하는 기능까지 있다.

주부들이 꺼려하는 가사 중 하나인 걸레 빨기를 대신해준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출시된 '로보락S7 맥스 울트라'를 구매한 주부 이모 씨(34)는 "걸레에서 먼지를 털고 깨끗하게 빨려면 손빨래를 해야 하는데 힘들다. 요즘 청소 이모님들도 부직포로 된 밀대만 찾고 걸레질은 안 해주는데 로봇청소기를 쓰면 손 안 대고 집안 곳곳을 물걸레로 닦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바닥을 청소하려면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이나 밀대 걸레로 민 뒤 손빨래를 해야 한다. 걸레 빨래가 싫어 전용 세탁기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신 로봇청소기 제품을 사용하면 이런 수고를 덜 수 있다. 특히 털이 많이 빠지는 반려동물을 키우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최근 출시된 가전인 만큼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예약 청소도 가능하다. 청소 시간을 설정하고 위치와 청소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신세계그룹 '2023 쓱데이' 행사에서 최고 인기 상품 1위가 되기도 했다. 한 60대 주부 최모 씨는 "로봇청소기를 새로 살 생각인데 삼성, LG보다 더 좋다는 입소문을 듣고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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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빅3' 공습...삼성·LG 'AI 가전으로 반격'

이미지=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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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가전 업계에서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진공청소기 수출입에서 6815억원 손실을 봤다. 진공청소기 무역수지는 2015년 적자로 전환한 이래 9년 연속 적자다. 로봇 청소기 수입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로봇형 진공청소기 수입액은 28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뛰었다.

중국산 로봇청소기 3대장(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로보락의 경우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간 국내 업체들은 걸레 냄새 등 부작용을 고려해 먼지 흡입 겸 물걸레 청소기 출시를 미뤄왔다. 이 틈을 노린 중국 업체들이 개선된 성능을 탑재한 제품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로봇청소기에 물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직배수' 기능까지 선보이고 있다. 배수관에 연결해 두면 알아서 깨끗한 물을 채우고 오수를 비워주기 때문에 한 번 설치해 두면 손이 많이 안 가 편리하다. 싱크대 주변에 로봇청소기 공간을 마련하는 식으로 설치한다.

편리함으로 무장한 중국산 로봇청소기 영향력이 커지자 삼성·LG전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AI 신제품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중국 회사들의 약진에 대해 "우리는 차별화를 위해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여러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며 "격차를 벌리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의 경우 강력한 보안성을 갖췄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꼽는다. 이 제품은 가전 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업체 UL솔루션즈에서 안정성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능으로 바닥재 맞춤형 청소 기능을 제공한다. 후발주자지만 보안과 AI 기능을 강화한 셈이다.

LG전자도 이달 중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공식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모델명 B-95AW 로봇청소기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를 완료했다. 현재 국내 로봇 청소기 보급률은 20% 미만으로, 향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조사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사옥 한경DB
삼성전자, LG전자 사옥 한경DB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