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입장을 표했다.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왼쪽)./사진=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입장을 표했다.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왼쪽)./사진=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 후 대전협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다.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140분간 면담했다.

이날 만남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논의할 때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5일 "정부와 전공의는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텄다.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이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짧은 글만 올렸다.

의료계에서는 의정(醫政) 대화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지만, 사전에 뜻을 모으는 과정이 미흡했던 점이나, 대화 후 별다른 설명 없이 실망감만 표출하는 소통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내부의 적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칭하지 않았지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박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에둘러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임 차기 회장은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후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만남에 앞서 의협과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문제를 표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박 위원장 탄핵 동의 성명서가 돌고 있다. 박 위원장의 소통 방식이나 합의 과정에 대한 비판 여론은 전공의들 사이에서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명서에는 박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대전협에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회의 내용도 공식적으로 공유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1만여 명의 사직 전공의들은 대담이 진행되는 내내 사전에 의사 반영이 되지 않고 비대위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불안에 휩싸였다"며 "면담 이후 어떤 회의 내용도 전공의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비밀에 부치고 있는데, 이는 명백히 전공의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다만 박 위원장 탄핵의 현실화 여부는 단정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