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안정파 연금연구자들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두 가지 개혁안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가 선호했던 안이 배제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안은 미래세대에 700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넘기는 개악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특위 개혁안, 빚 702조 떠넘기는 개악"
연금연구회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제시된 두 개의 개혁안은 기금 고갈 시기를 단지 7~8년 정도 늦추는 정도의 효과만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금연구회는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등 재정 안정을 중시하는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다.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는 지난달 경영계,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의제숙의단 논의를 거쳐 연금개혁안을 두 개로 압축했다.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도 40%에서 50%로 높이는 안(1안)과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는 안(2안)이다. 이들 개혁안은 이달 중순 진행되는 공론화 과정에서 500인의 시민대표단에 제시된다.

연구회는 그동안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 다수 전문가의 지지를 받았던 소득대체율은 유지하되 보험료율을 15%까지 높이는 안이 아예 의제에서 빠진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 안은 지난해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 15명 위원 가운데 10명이 선호했던 다수안”이라며 “이 안도 시민대표단에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회는 1안을 채택해도 기금 고갈 시점이 늦춰지는 것은 전형적인 ‘착시’라고 지적했다. 공론화위에 따르면 현재 2055년으로 예고된 기금 고갈 시점은 1안을 채택하면 2062년으로, 2안(2063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70년간의 누적적자(7752조원) 관점에서 보면 1안은 오히려 적자 규모를 702조원 늘린다.

2안은 누적적자를 1970조원 줄인다. 하지만 연구회가 주장하는 안을 채택할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은 2069년으로 6~7년 더 늦어지고 적자 감축 규모도 3699조원에 달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