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3월에 쓸어담았다…호텔신라 팔고 '이 종목' 줍줍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지난달 중국 수혜주 비중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중국 관광객 입국 증가에도 관련주 주가 반등이 나오지 않으면서다. 올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져 주가가 올라간 지주사 비중은 늘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국민연금공단은 보유 중인 138개 종목에 대한 3월 중 지분율 변동 내역을 공시했다.

지난달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지분율을 늘린 종목은 하나투어였다. 기존 5.34%에서 8.64%로 지분율을 3.3%포인트 높였다. 이어 한화엔진(2.16%포인트), LG생활건강(2.15%포인트), 두산(2.11%포인트), 자화전자(2.1%포인트), HD현대건설기계(2.07%포인트), LS일렉트릭(2.06%포인트) 등도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2%포인트 이상 높인 종목이었다.

한화엔진은 지난 2월 한화계열사로 편입되고 사명도 HSD엔진에서 한화엔진으로 변경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사명변경을 확정한 2월13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는 14.6% 올랐다. LG생활건강은 연초 이후 중국 내수 부진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지난달부터 대중국 수출량이 회복하면서 주가도 반등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LG생활건강 주가는 24.7% 뛰었다.

주주환원 기대가 커진 지주사도 국민연금이 주로 담은 종목이었다. 두산은 2.11%포인트, GSHD현대는 각각 1.06%포인트씩 지분율을 확대했다. 두산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5% 넘게 올랐고 GS와 HD현대도 각각 18%, 12.3%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북미 수요가 견고한 건설 및 전력기계 장비주도 비중을 확대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기존 5.07%에서 7.14%로, LS일렉트릭은 9.89%에서 11.95%로 지분율을 각각 높였다.

두 종목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억제법(IRA) 수혜주로도 꼽힌다. IRA 시행으로 북미 지역에서 국내 업체들이 2차전지 및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친환경 에너지 시설 확대로 전력망 개보수 공사도 이어졌다. 올해 들어 HD현대건설기계는 10.8%, LS일렉트릭은 27% 넘게 상승했다.

주요 IRA 수혜주 중 하나인 HD현대일렉트릭은 지분율을 기존 대비 3.35%포인트 낮추면서 차익실현했다. 이 종목은 올해에만 127% 넘게 주가가 뛰었다.

반면 중국 관광객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비중을 줄였다. 중국 관광객 증가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지분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호텔신라 지분율을 기존 9.84%에서 6.63%로 3.2%포인트 가량 낮췄다. 올 들어 중국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호텔신라 주가는 연초 대비 4% 하락해 횡보하고 있다. 카지노업체인 GKL은 기존 12.02%에서 8.92%로 지분을 덜어냈다. 면세점을 보유한 신세계도 기존 12.59%에서 10.51%로 지분율을 낮췄다. GKL은 연초 대비 0.89% 하락했고, 신세계는 2.5% 상승하는데 그쳤다.

국민연금이 가장 지분을 많이 덜어낸 종목은 쌍용씨앤이다. 기존 5.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0.32%로 보유 지분 대부분을 덜어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쌍용씨앤이에 대한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