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개통을 앞두고 경기 화성 동탄과 성남 분당, 서울 수서 등 수혜지역 집값이 ‘억 소리’ 나게 뛰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유동인구 증가 등을 바탕으로 상업이나 편의시설 인프라 확충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용인 구성역과 파주 운정 등 연내 GTX 정차를 앞둔 다른 지역에서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GTX 따라…동탄·분당·수서 집값도 '달린다'

동탄 역세권, 전용 102㎡ 22억원에 거래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30일 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운행을 시작한다. 광역버스를 이용할 때 75분 걸리던 동탄부터 수서까지의 출퇴근 시간이 20분으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교통 여건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동탄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성 오산동 동탄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주상복합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102㎡가 지난달 22억원(34층)에 신고가를 쓰며 화제가 됐다. 작년 9월 21억원(25층)에 거래됐는데 5개월 새 1억원 뛰었다. 최근 2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동탄역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단지도 몸값이 뛰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 송동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 116㎡도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21억원(32층)에 손바뀜했다.

동탄엔 다른 개발 호재도 있다. 경부고속도로 동탄 분기점(JCT)과 기흥동탄 나들목(IC) 구간이 직선·지하화 공사를 마치고 오는 28일 오전 5시 개통한다. 터널(지하화) 상부 공간엔 동탄1·2신도시를 잇는 6개 연결도로와 축구장 12배 규모(8만9729㎡)의 도심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도심 단절이 해소돼 지역 내 연결성이 더욱 높아지고, 정주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동탄~인덕원선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성남역이 들어서는 분당 주민도 환호하고 있다. 동탄역이나 수서역과 달리 성남역은 주거 지역 한가운데 조성되는 게 특징이다. 판교역과 이매역도 인접해 있어 주민의 대중교통 선택지가 훨씬 늘어나게 됐다. 백현동 ‘백현마을 5단지’ 전용 84㎡는 이달 17억8000만원(3층)에 손바뀜했다. 같은 면적대 물건이 작년 2월엔 16억4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1년여 새 1억4000만원 올랐다. 작년 하반기 거래가 5건뿐이던 이매동 ‘이매진흥’은 올해 들어서만 6건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용인·운정도 기대감 커져

수서역 역세권인 서울 강남구 수서동 ‘수서신동아’ 전용 49㎡는 지난달 12억원(9층)에 매매됐다. 작년 8월 12억500만원(8층)에서 9월 11억5000만원(2층), 12월 11억3000만원(3층)으로 계약금액이 계속 떨어지다가 올해 들어 반등세를 보였다. 수서역이 경기 남부와 서울 강남권을 잇는 교통 허브로 떠오르며 일대 집값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9년 신세계백화점 수서역점 개점도 예정돼 있다. 수서역과 가까운 일원동 재건축 단지도 GTX 기대감이 크다.

오는 6월 문을 여는 구성역(용인) 인근 부동산 시장도 미소를 짓고 있다. 용인 마북동 ‘블루밍구성더센트럴’ 전용 84㎡ 가격은 작년 12월 7억원(12층)에서 지난달 7억6900만원(8층)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수서역은 서울의 관문 성격이 강해 GTX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모든 구간이 개통돼 삼성역, 서울역 등까지 이어지게 되면 정차역 근처 아파트 가치는 더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GTX-A노선 운정~서울역 구간은 연내 탑승객을 맞는다. 2026년 말부터는 삼성역 무정차 통과를 전제로 운정부터 동탄까지 GTX가 달린다. 삼성역 정차를 포함한 완전 개통은 2028년으로 예정됐다. 연내 개통을 앞둔 파주 운정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작년 4분기 6억원 후반대에서 거래되던 파주 목동동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는 이달 7억원에 계약됐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