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역에선 영화를 찍고, 대천해수욕장에선 드라마를 썼지 '우리의 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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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내 젊음의 파도가 밀려온다. 풋풋했던 한때를 고스란히 남겨두고 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 조개, 머드, 노을, 청춘… 20년이 지나도, 30년이 지나도 여전한 새 추억을 만들으려고 보령 구석구석을 당차게 헤매리.
충청수영성
보령을 대표하는 항구 중 하나인 오천항은 예로부터 보령 북부권 생활의 중심지로 통했다. 쪽빛 하늘색을 머금은 오천항 너머에는 충청수영성이 자리한다. 138년 만에 복원한 ‘영보정’에 서 있노라면 보령의 푸른 생이 바닷바람 너머로 객을 감싼다.
충청수영성은 충청도 해안 방위의 본영으로서 충청도수군절도사영이 설치된 곳이었다. 홍예문, 진휼청, 장교청, 성곽, 보령유격장군창덕비 등 서문을 비롯한 1650m가 역사유적지로 남아 있다. 그중 천하명승으로 알려져 조선시대 유명 묵객들이 방문해 시를 읊던 누각이 바로 영보정이다. 화제가 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보령 방문 시 꼭 들러볼 만하다.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661-1
개화예술공원
성주산의 너른 품 안에 그만큼 크고 다채로운 빛깔의 개화예술공원이 자리한다. 처음 방문한 손님은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크고 알차다.
보령 시민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산책공간이자 예술공원, 눈길을 사로잡는 조각 작품 아래 돗자리를 펴고 여유로운 나들이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벗 삼아 느릿느릿 걸음을 옮겨본다. 꽃분홍색 관람열차를 타고 공원 끝자락의 카페에서 차도 한 잔 마신다. 허브랜드에서 향기로운 식물의 향기에 취해보고 모산조형미술관에 들러 만들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산로 673-47
청라은행마을
청라면 장현리 일대는 빽빽한 은행나무로 뒤덮여 있다. 봄과 여름에는 초록 대궐이고, 가을에는 금빛 축제가 열리며, 겨울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마을을 호위한다.
설화에 따르면 장현마을 뒷산은 골이 깊어 많은 짐승이 살았는데 그중에는 구렁이와 까마귀도 있었다. 구렁이는 천년 동안 기도를 올린 덕분에 황룡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이를 넋 놓고 지켜보던 까마귀들은 어디에선가 발견한 은행나무 열매를 용이 물고 있던 여의주로 여겼다. 이를 귀히 여겨 그들이 살던 장현마을에 갖고 와 정성껏 키운 것이 오늘날 청라은행마을에 이르게 되었다고. 까마귀에게는 여의주처럼 보였던 은행나무 열매는 약재로도 사용할 만큼 사람에게도 참 귀하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 벅찬 이 계절의 초록 잎도!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신경섭 가옥(을 목적지로 삼으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청소역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감명 깊게 보았다면 청소역은 꼭 가봐야 할 장소. 국가등록문화재 제305호로 지정된 청소역은 장항선로의 역사로서 1929년 역원 배치 간이역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남아 있는 장항선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현재 간이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포스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 앞의 청소큰길 일대가 등장한다. 주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한 것. 햇살을 받아 뜨거워진 철로에 열차는 지나고, 빛바랜 간판이 시간의 흐름을 일러주는 골목길도 그들만의 하루 일과를 소화하느라 분주하다. 여름이면 진죽마을 논밭이 푸르러지며 작고 오래된 간이역의 분위기를 돋운다.충남 보령시 청소면 청소큰길 176
대천해수욕장
그때 그 시절 ‘인싸’였다면 대천해수욕장에 한두 가지 추억은 묻어두었을 것이 틀림없다. 물론 대천해수욕장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의 현장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보령 하면 머드축제, 머드 하면 대천이다. 올여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꼭 대천해수욕장에 방문해보자. 3.5km, 폭 100m에 달하는 하얀 백사장, 물놀이하기에 적당한 수심, 울창한 솔숲까지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를 온전히 즐겨보는 것. 1박 2일 보령 여행 시 빼놓을 수 없는 대천해수욕장은 다양한 식당, 숙소가 밀집해 있으며 붉게 떨어지는 낙조를 바라보며 즐기는 조개구이의 맛은 환상이다.충남 보령시 머드로 123
맨삽지 공룡발자국 화석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흔적을 찾아 천북면 학성리 도착. 뭐라도 붙잡아야 할 듯 해변에는 매서운 바닷바람이 불어닥치는데 갑작스레 영화의 한 장면이 펼쳐진다.
거대한 공룡이 해변 끝에 서있다. 그것도 세 마리나! 이 녀석들은 루양고사우루스와 프로박트로사우루스로 염성해변의 맨삽지(밤섬)에서 확인된 공룡발자국 화석 특성을 추정해 세웠다. 맨삽지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층이 해안 곳곳에 노출되어 공룡들의 주요한 서식처였음을 확인해준다. 현재 약 13개체의 공룡발자국과 나무 화석이 확인되었으며, 맨삽지를 방문한다면 자칫 고립되지 않도록 물때 시간을 꼭 확인하길!충남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산 45
보령호
서해 인근 7개 시군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니 보령호(댐)는 얼마나 크고 깊은 것일까.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보령호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20배에 달하는 인공호수다.
미인의 눈썹을 닮은 아미산, 양의 뿔을 닮은 양각산이 호수를 사이에 두고 자리해 강수량이 풍부해지는 여름에는 찾는 이들이 더욱 많아진다. 찰랑이는 수면 위에 반영된 양각산의 자태를 보려 보령댐 물빛공원에 도착했다. 댐 정상까지는 걸어서 약 15분이 소요된다. 아직은 강수량이 많지 않아 기대하던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언제 다시 찾아오라는 뜻으로 여긴다. 다시 물빛공원에 내려와 날씨, 계절, 또한 사람의 뜻. 그 모든 박자가 딱 맞아떨어질 날을 헤아려본다.충남 보령시 주산면 동오리 5-3, 보령댐물빛공원
죽도 상화원
죽도에서 약 1.5km, 통일신라 말기의 문장가인 고운 최치원이 선유한 보리섬이 가깝다. 고운은 보리섬의 경치가 아름다워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에 한시를 새겼다고 전해진다.
죽도 서남쪽에서 약 1.5km 떨어진 바다 밑에는 고려청자가 묻혀 있다. 1987년 상감청자 32점을 비롯해 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아직도 다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 가득일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죽도는 보물섬으로 불린다. 보물섬의 의미는 죽도 자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죽도의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기 위해 섬을 하나의 전통 정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해안선을 따라 섬 전체를 산책할 수 있는 지붕 있는 회랑, 해변연못, 전통 한옥을 복원한 한옥마을, 석양정원 등 죽도 상화원에서 보물 같은 추억을 만든다.충남 보령시 남포면 남포방조제로 40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