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단지인 삼풍아파트가 지상 49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등 고층 재건축 사업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근처 산호아파트도 조만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는 대로 35층에서 47층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할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풍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달 원명초 강당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15층, 24개 동, 2390가구에서 49층, 2784가구로 탈바꿈한다. 계획안은 아직 주민 동의를 받지 않은 초안이다. 주민 동의율 30%를 받으면 자치구에 정비구역 입안을 제안할 수 있다. 자치구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입안하려면 50%의 동의가 필요하다.

1988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전용 79~165㎡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작년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배우자와 함께 전용 165㎡ 한 채를 공동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주지였던 아크로비스타와 동쪽으로 인접해 있다. 지난해 11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일반분양 가구는 기존 용적률이 높아 200가구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용적률이 221%여서 임대주택을 최대한 늘려 인센티브를 받아도 제3종주거지의 법적상한용적률인 299%까지만 올릴 수 있어서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가격도 작년부터 꾸준히 오름세다. 전용 79㎡ 타입이 작년 초 2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22억8000만원, 12월 24억8000만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27억원에 손바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중점 사업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직주근접’ 단지로 꼽히는 산호아파트도 다음달 시공사 선정을 마치는 대로 높이를 47층으로 변경할 전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에서 500m 거리인 산호아파트 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12층, 6개 동, 554가구에서 35층, 8개 동, 647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이달 용산구에서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는 작년 초 발표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한강변 층수 제한이 풀려 35층 이상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층수를 최고 47층으로 올리면 일반분양 가구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추정 분담금이 커서 조합원의 반발을 샀던 만큼 층수 상향을 통해 사업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도 지난 9일 조합 총회에서 고층(50층 미만) 375표, 초고층(50~70층) 369표로 고층이 근소하게 앞서면서 49층 계획에 힘이 실렸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