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뚜벅이 여행자에게 훌륭한 관광지다. 임진왜란 때 왜군을 대파하고 조선을 지켜낸 본거지였던 진주성, 세월을 간직한 문화재와 민속품을 만날 수 있는 골동품 거리, 비빔밥과 꿀빵 등 온갖 먹거리가 가득한 진주중앙시장 등이 모두 근거리에 모여 있는 덕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진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남강이 있다.

남강은 다른 도시들의 강처럼 드넓거나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지는 않지만, 도시의 역사와 함께 고요하게 흐른다. 진주의 카페들은 이 남강을 똑 닮아 있다. ‘ㅇ리단길’이라는 유난스러운 이름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대신, 조용한 골목에 흩어져 손님들을 맞이한다.

그래서일까. 진주의 카페에서는 관광지가 아니라 집 근처 골목에 온 듯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차를 즐길 수 있다. 요즘은 어딜 가나 감수해야 하는 ‘웨이팅’도 이곳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 강변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늦가을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진주의 진주 같은 카페들로 떠나보자.
진주 로스팅웨어
진주 로스팅웨어
로스팅웨어
커피와 베이커리, 공간 삼박자를 다 갖춘 대형 카페
경남 진주시 가호방아길 51-8
진주 은안재
진주 은안재
은안재
고즈넉한 구옥에서 미숫가루맛 라테를
경남 진주시 망경북길 28-4
진주 빌레이커피집
진주 빌레이커피집
빌레이커피집

10대부터 백발 손님까지 찾는 진정한 동네 카페
경남 진주시 강남로201번길 25
진주 엘리먼트브루
진주 엘리먼트브루
엘리먼트브루
여기가 경양식집이야 호텔 로비야?
경남 진주시 진양호로 532번길 8-2
진주 두스두스
진주 두스두스
두스두스
에그타르트 굽는 향이 솔솔 퍼지는 아늑한 카페
경남 진주시 강변길20번길 20
진주 로스팅웨어
진주 로스팅웨어
은안재는 오래된 가옥을 개조한 공간이다. 가정집일 때의 구조와 소재 등을 살려 할머니 댁에 찾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세월이 묻은 타일이나 나무 마루의 삐걱이는 소리마저 정겹다. 시그니처 커피인 망경동라떼는 이 공간과 꼭 어울리는 정겨운 맛이다. 보리와 율무를 볶아 만든 곡물 크림을 올려 미숫가루를 마실 때와 같은 구수함을 느낄 수 있다.

TDA에서는 비주얼과 맛이 수준급인 디저트를 선보인다. 생과일을 듬뿍 올린 케이크와 레몬 모양의 디저트는 쇼케이스에 진열되어 있을 때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주문하면 시럽과 크럼블로 데커레이션한 접시 위에 한 편의 작품으로 내놓는다. 미술 전공자인 신용진 대표의 감각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직접 디자인한 카페 인테리어가 소문이 나서 다른 카페에서도 인테리어를 의뢰했다는 것. 어떤 카페들이 그의 손을 거쳤을지 찾아보는 것도 진주 카페 투어의 또 다른 재미일 듯하다.
진주 엘리먼트브루
진주 엘리먼트브루
남강을 바라보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두스두스가 제격이다. 강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석이 있어 가을바람을 맞으며 달콤한 간식과 커피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에그타르트와 구움 과자, 케이크를 구워내는 덕분에 매장에 솔솔 퍼지는 고소한 버터 향은 행복한 기분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