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고급아파트 전유물?…지방으로 번지는 '호텔식 조식 서비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아파트 가치에서 주거 편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조식 제공 등 차별화된 주거 서비스를 선보이는 단지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수도권 고급화 단지를 중심으로 조식 서비스가 제공됐다면, 최근에는 지방 단지로도 서비스가 확산하는 추세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 선호도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3억' 펜트하우스 청약경쟁률 7.2대1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은 포항시에서는 처음으로 조식과 중식을 제공하기로 해 화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이 단지는 1단지(999가구)와 2단지(1668가구)를 합쳐 2667가구로 구성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중 2단지는 지난달 초 입주자를 모집했다. 당시 1342가구 1·2순위 청약에 9166명이 몰려 평균 6.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19억3000만원에 달하는 전용 178㎡ 펜트하우스는 6가구 공급에 43명이 몰렸다. 경쟁률 7.2 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지난 1월 기준 포항에 쌓여 있는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3579가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흥행을 거뒀다는 평가다. 대단지 아파트에 풍부한 커뮤니티 시설과 차별화된 주거 서비스, 고급화 전략이 청약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에서는 오는 6월 준공 예정인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경동리인뷰 2차’(632가구)가 조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단지는 입주민에게 전용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컨시어지 서비스에는 조식 배달과 방문 세차, 반려동물 방문 돌봄 등이 포함됐다.

SM삼환기업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에 분양 중인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293가구)도 조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주차장 내 세차, 세탁, 반려동물 관리 등의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된다.

죽 먹을까, 돈까스 먹을까 ... 한식·양식 골라 먹는다

수도권에서는 고급 단지를 중심으로 조식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조·중식 제공이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단지인 ‘트리마제’는 2017년 준공 당시 조식과 청소, 세탁 등 호텔식 서비스를 국내 아파트 최초로 선보였다. 이후 강남구 개포동 등 강남권 아파트도 앞다퉈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조·중식 서비스는 ‘고급 아파트’의 상징이 됐다.
수도권 고급아파트 전유물?…지방으로 번지는 '호텔식 조식 서비스'
지난해 8월 입주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는 여의도 최초로 호텔식 조·중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일 다르게 구성되는 한식과 양식 메뉴 중 하나를 골라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단지는 하우스키핑과 방문 세차, 이사 등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에서 제공하는 조식 서비스.  /한경DB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에서 제공하는 조식 서비스. /한경DB
이처럼 차별화된 서비스는 고급화 설계가 적용됐거나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단지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돼야 커뮤니티 시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서비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대규모 신축 선호가 더 강해지는 추세”라며 “아파트에 얼마나 많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수요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