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특급열차를 타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카르스까지 1310km를 달리는 동안 드넓은 눈밭과 숨 멎을 듯한 아름다운 풍경이 쏟아진다.
터키동부특급열차
터키동부특급열차
터키동부특급열차
터키동부특급열차
기차 여행은 튀르키예의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를 발견하는 가장 좋은 여행 방법이다. 튀르키예는 최근 몇 년간 기존 노선 개조, 고속열차를 포함한 새로운 노선 개발 등 기차 여행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기차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차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최근 노선을 확충한 튀르키예의 철도망을 통해 숨겨진 튀르키예의 소도시 발견이 가능하고, 도시 중심부까지 짜인 철도 노선으로 별도의 교통편이 필요하지 않아 여행객의 편의를 높였다.

튀르키예에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클래식한 기차부터 최근 지어진 현대적인 고속철도,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철도 등 다양한 옵션이 있으며 기차별·코스별 추천 기차 여행 코스를 확인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원하는 코스 선택이 용이하다.

특히 동부특급열차(Doğu Expres)는 튀르키예 국영 철도에서 운영하는 야간 여객 열차로 앙카라에서 카르스까지 25시간가량 1310km를 달리며 차창 밖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일반 좌석, 수면이 가능한 좌석, 식당칸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인기 노선이다. 일반 좌석이 더 많이 제공되는 여름에 이용객이 가장 많지만, 겨울에는 수면이 가능한 좌석이 마련되어 산맥과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나는 사진작가와 등산객 등 특수 목적의 이용객에게 인기가 많다.

이러한 기나긴 여정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여유로이 즐길 수 있는 튀르키예의 아름다운 풍경 덕분이다. 앙카라에서 카이세리로 이동하는 길에는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튀르키예의 핑크빛 소금호수 투즈 골루의 광활한 모습을 창밖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카이세리에서 시바스로 이동하는 동선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록되어 있는 퀼테페-카네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열차 안에서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부한 문화, 역사를 담고 있는 튀르키예의 모습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긴 여정의 시간도 짧게 느껴진다.

동부특급열차를 타고 튀르키예를 둘러보려면 ‘관광 동부열차’를 추천한다. 관광객을 위해 특별히 개설된 열차다. 기존 열차보다 정착역이 적고 전 좌석이 수면 가능 좌석이어서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 또 정착역마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여유롭게 지역을 돌아볼 수 있다. 몇 개 역에서는 도시 투어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종착지까지는 일반 열차보다 긴 32시간이 소요된다. 요금에서도 차이가 있다. 동부특급열차는 일반 좌석과 수면 좌석이 각각 95리라(약 8000원), 170리라(약 1만4300원)지만, 관광 동부열차는 1300리라(약 11만 원)다.

동부특급열차를 탔다면 꼭 들러야 할 여행지 5

터키동부특급열차
터키동부특급열차
동부특급열차는 앙카라, 카이세리, 카르스 등 튀르키예 동부의 대표 여행지를 경유한다. 단 한 번의 여정으로 색다른 매력의 도시를 방문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가성비 갑’ 여행이다. 이 중 방문하지 않으면 후회할 여행지 5곳을 소개한다.

앙카라(Ankara)
튀르키예의 수도이자 대표 관광지인 앙카라는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이곳은 공무원·대학생·의사 등 각양각색의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인 만큼,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와 매력으로 방문객에게 낭만을 선사하는 도시다. 이러한 앙카라에는 놓칠 수 없는 수많은 명소가 있다.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앙카라 성, 그 성벽 안의 구시가지와 세계에서 가장 큰 히타이트 공예품 컬렉션을 소장한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Museum of
Anatolian Civilizations)이 도시의 역사적 상징성을 알린다.

더하여,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귀뒬(Güdül)이 있다. 귀뒬은 앙카라 중심부에서 떨어진 외곽 도시로 보다 더 한산하고 여유로운 자연적인 매력이 있다. 이곳에 위치한 소르군 연못(Sorgun Pond)은 유난히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며 사진 명소로 알려졌다.

카이세리(Kayseri)
터키 카파도키아 전경
터키 카파도키아 전경
카이세리는 튀르키예 대표 여행지인 카파도키아의 관문으로 불린다. 앙카라 남동쪽에 있는 달빛이 아름다운 카파도키아 지역에는 튀르키예의 상징적인 여행 코스인 열기구 투어가 있다. 이곳에서는 드넓은 하늘에 알록달록한 색의 열기구가 날아다니는 사진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과 재가 굳고, 수백만 년 동안 비바람에 침식되며 형성된 특이한 원추형 모양의 ‘요정의 굴뚝’, 암석을 깎아 만든 지하 도시 데린쿠유 등 신비로운 지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바스(Sivas)
터키 시바스 전경
터키 시바스 전경
해발 1275m의 고도에 위치한 시바스는 중앙 아나톨리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도시이자 수많은 산봉우리가 있는 도시다. 페르시아와 바그다드의 경로 교차점에 있는 이곳은 한때 분주한 상업 중심지로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한다. 현재는 온천으로 인기 여행지가 된 시바스는 발리클리 카플리자(Balikli Kaplica)라는 특별한 스파 문화를 자랑한다. 한국어로 ‘물고기 온천장’이라는 뜻처럼 뜨거운 물에 사는 작은 물고기로 가득 찬 온천장은 건선과 아토피, 습진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많은 사람이 치료를 목적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에르진잔(Erzincan)
아나톨리아 동부 지역에 위치한 에르진잔은 수십 개의 천연기념물을 보유하고 있는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최근 들어 역사적 중요성과 자연적인 아름다움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에르진잔의 인기 여행지 중 하나는 케말리예(Kemaliye). 피라트강(유프라테스강) 근방에 위치한 케말리예는 이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푸른 공간 중 하나라고 알려질 만큼 뛰어난 전원과 풍경을 자랑하여 등산객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예술로도 유명한 케말리예는 전통 가옥과 그에 새겨진 미적인 감각도 유명한 지역이다.

카르스(Kars)
카르스는 역사적으로 굉장한 역할과 상징성을 지닌 도시다. 한때는 아르메니아의 바그라티드 왕국의 수도였으며, 1877~1878년에 일어난 튀르크(튀르키예)·러시아 전쟁의 중심이었던 카르스는 전쟁 후 약 40년 동안 러시아의 지배하에 있었다. 러시아 지배의 흔적은 아직도 도시의 건축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 국경 근방에 위치한 카르스 성은 성벽이자 전쟁에서 방어 시설로 사용된 성채다. 아픈 전쟁의 과거와는 달리 카르스를 내려다보는 언덕 바위 꼭대기에 위치한 카르스 성은 웅장한 자태로 많은 사람의 인상에 남아 아름다운 건축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