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서 모아타운 공모에 신청한 삼성2동·개포4동·역삼2동이 모두 대상지에서 탈락했다. 모아타운 반대 의견이 30%를 웃돌아 주민 갈등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모아타운 신청 전후로 거래가 급증하면서 투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5일 제3차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위원회에서 강남구 삼성2동 26 일대(4만6800㎡)와 개포4동 일대(7만666㎡), 역삼2동 일대(9만7881㎡) 등 3곳을 모아타운 대상지에 선정하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는 "주민 갈등과 투기 우려가 있어 조합설립 등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며 "노후 저층주거지를 개선하는 모아타운 정비도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2동 26일대는 대상지 내 주민 반대 의견이 37% 안팎으로 집계됐다. 다른 지역에 비해 주거환경도 양호해 사업성도 떨어진다는 데 심사위원의 의견이 모아졌다. 개포4동 일대도 도로나 주차장 등 도시기반시설 여건이 양호하고, 근린생활시설 비율이 약 41%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삼2동 일대는 주민 반대 의견이 최대 50%에 달했다. 모아타운 신청 전후로는 평균 거래건수가 급증하는 등 부동산 투기 우려도 큰 것으로 판단됐다.

모아타운 대상지로 미선정됐지만 지분쪼개기 등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삼성2동과 개포4동은 오는 7일이 권리산정기준일로 지정된다. 역삼2동은 2022년 하반기 선정위 심의안건으로 상정돼 그해 10월 권리산정기준일이 고시됐다. 모아타운의 권리산정기준일은 2년 내 관리계획 수립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을 때 자동 실효된다. 시 관계자는 "모아타운이 투기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기선정된 곳도 구역계에서 제척하는 등 세심한 관리를 할 계획"이라며 "주민이 원하는 지역은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사업이 추진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남권 다세대·다가구·단독주택 소유주 중심으로 모인 12개동 주민은 시청 앞에서 모아타운 추진 반대 시위를 열었다. 외지인들의 투기 거래가 성행하고 노후도 요건 완화로 반대하는 주택들까지 구역에 포함돼 수용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