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소중…양국 바둑 같이 발전하는 계기 됐으면"
"김치찌개는 매일 먹고 K팝 가수 중에는 아이유가 좋아"
'한국 이적' 스미레 "쉽지 않겠지만 5년 안에 랭킹 2위가 목표"(종합)
한국기원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일본 '바둑영재' 나카무라 스미레(15) 3단이 한일 양국 미디어를 상대로 자신의 목표와 각오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나카무라 3단은 4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한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쉽지 않겠지만 5년 안에 한국 여자랭킹 2위까지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4월 일본기원의 영재 특별전형으로 입단한 나카무라는 2023년 2월 제26기 여류기성전에서 우승해 일본기원 역대 최연소 타이틀 기록을 세우며 정상급 여자기사로 활약했다.

일본기원 통산 성적은 164승 88패로 승률이 65%를 넘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보다 여자기사들의 선수층이 두꺼운 한국에서는 나카무라의 수준을 랭킹 10위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카무라는 "현재 한국에서 내 실력은 랭킹 15위 정도라고 생각한다"라며 "5년 안에 랭킹 2위까지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 이적' 스미레 "쉽지 않겠지만 5년 안에 랭킹 2위가 목표"(종합)
1위가 아닌 2위를 목표로 잡은 이유에 대해선 "한국 여자바둑에서 최정·김은지·김채영·오유진 9단 등은 내가 넘기 쉽지 않은 수준이어서 현실적으로 1위는 무리"라며 "2위에만 올라도 내 실력을 충분히 끌어올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 주요 매체에서 30여명의 기자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에서 안정된 기사 생활을 뒤로한 채 굳이 한국으로 이적한 이유를 재차 묻자 나카무라는 "한국은 워낙 강한 기사가 많아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불안감도 있다"라고 밝힌 뒤 "레벨이 높은 나라에서 스스로 많이 배우고 강해지고 싶어 이적을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나카무라는 3일 쏘팔코사날 본선 첫 경기에서 한국 랭킹 16위인 이창석 9단을 상대로 국내 데뷔전을 치렀으나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대국 내용이 좋아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던 그는 오는 11일에는 평소 가장 존경하는 기사로 밝힌 박정환 9단과 쏘팔코사놀 두번째 대국을 치를 예정이다.

"박정환 9단과 대국하는 자체로 너무 기쁘다"라고 밝힌 나카무라는 "세계 정상급 기사이기 때문에 긴장되지만, 대국을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이적' 스미레 "쉽지 않겠지만 5년 안에 랭킹 2위가 목표"(종합)
지난 2일 만 15세 생일이었던 나카무라는 아직 재기발랄한 청소년이다.

K팝을 좋아하고 특히 가수 아이유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나카무라는 김치찌개는 매일 먹을 만큼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생일에도 김치찌개를 먹었다는 나카무라는 한국 일상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노래방에 놀러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적 과정부터 큰 화제를 모은 나카무라는 "한일 바둑계가 서로 교류하며 같이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며 "한국에서 하루하루 공부하는 시간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나카무라 3단의 스승이자 한국프로기사협회 회장인 한종진 9단은 "스미레 선수를 통해 바둑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한국과 일본 양국이 교류하고 함께 성장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스미레는) 2위가 목표라는 겸손한 이야기를 했는데, 1위를 목표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