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부재로 응급실 중환자 위주로만 돌봐"
피로도 쌓이는 대구 응급실들…전임의도 계약만료 임박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지 8일째인 27일 대구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대구 남구 영남대병원 응급실.
대기실과 접수처는 평소보다 환자들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이 병원 수술실 가동률은 60%에 그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공의 부재로 진료에 부하가 걸려있는 응급실은 중환자 위주로만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은 전공의 161명 중 130명이 사직서를 냈다.

남은 교수와 전임의 220여명이 중환자 수술과 당직 근무를 모두 번갈아 맡으면서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영남대병원 응급실은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의 환자 수용(추적관찰 제외)이 불가능하다.

다른 상급종합병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매주 수·목 외과 진료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파티마병원 응급실도 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구에서도 인턴 예정자들이 임용포기서를 제출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파미타병원은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인턴 예정자들이 임용포기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병원 관계자는 "분위기상 모든 인원이 인턴 포기서를 낼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의 경우 2차 종합병원으로 환자들이 이송되면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대구소방 관계자는 "지난 21일 경상 환자 2명을 이송하는데 30여분간 지연된 일은 있었지만, 중증 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이송한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2월 말 계약이 종료되는 전임의들도 재계약을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전임의는 원내 구성체가 없어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의대 교수를 목표로 하지 않은 전임의 대부분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