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8일 CJ ENM에 대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회복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일제히 주가 눈높이를 키다. 티빙과 영화·드라마 부문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8만8000원→10만3000원)과 한국투자증권(8만6000원→9만8000원), 메리츠증권(8만2000원→9만5000원), KB증권(8만원→11만1000원) 등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대신증권(11만원)은 기존과 같은 가격을 제시했다.증권사들은 올해 미국 스튜디오인 피프스시즌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CJ ENM의 자회사로서 드라마 및 영화를 제작한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프트시즌은 올해 작품 25편을 납품할 전망"이라며 "만약 이보다 더 적은 편수를 가정해도 연간 흑자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티빙도 가입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해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료 가입자 수 400만명을 달성했고 '2024 KBO 시리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티빙은 올해 연말 유료 가입자 500만명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오는 3월부터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는데 가입자를 20~30% 비중으로 가정해도 매출은 10%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안도영 연구원은 "CJ ENM은 자사 OTT인 티빙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이제 그 결실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CJ ENM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7.7% 증가한 58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은 1조2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다. 특히 음악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안도영 연구원은 "자체 아티스트 활동과 콘서트 증가로 CJ ENM의 음악 부문은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며 "여기에 피프스시즌과 티빙의 수익성도 개선되며 전체 실적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보이그룹인 '제로베이스원'의 미니 2집 앨범이 200만 장 이상 팔렸다"며 "일본 현지서 데뷔한 '제이오원'(JO1)의 아레나 투어 등 자체 IP(지식재산권) 성과도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신한투자증권은 8일 LIG넥스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13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11.5% 높였다. 연말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발표로 주가가 급등한 뒤 변동성이 커진 것은 맞지만, 방산 수주와 장기 성장 등 사업 확장 기대감을 고려하면 장기 투자로는 편안한 선택지라는 분석이다.이날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는 4분기 매출액 6800억원과 영업이익 36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60% 증가한 수치"라며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대비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12% 밑돈 어닝 쇼크"라고 밝혔다.이 연구원은 기대치를 밑돈 실적에도 '사우디 천궁-II 수주 인식'과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도 가시권' 등을 근거로 들며 낙관을 내놓았다. 4분기 신규 수주를 보면 67% 증가한 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공시된 사우디 천궁-II 수주가 4.3조원 반영됐고 이외 대부분이 국내였다. 수주잔고는 19조5000억원으로 60% 급증했다. 2022년 UAE 천궁-II은 전체 체계 중에 유도무기 위주의 수주였고 사우디는 전체 계약이 턴키로 이뤄졌다.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아직도 무기소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중동은 수출 보증 이슈도 없다"고 밝혔다.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도 상반기 완료된다. 그는 "아직 변수가 있을 수 있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고스트로보틱스를 통해 민관에 대한 다양한 로봇 사업을 확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 가격과 경영권 확보도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짚었다.이 연구원은 이어서 "올해는 이연 물량이 반영되고 증가한 수주의 매출인식이 확대된다. 향후 수년 동안 연간 15% 안팎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여전히 인수는 지켜봐야겠지만 방산 수주와 장기 성장, 로봇, 우주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대를 감안하면 장기 투자로는 편안한 선택지이다. 당장 올 1분기는 이연 물량이 반영된다"고 밝혔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에코프로비엠이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증권가의 눈높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실적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코스피 이전상장에 대한 기대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작년 4분기 영업손실액은 1147억원이다. 시장 추정치(영업이익 300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1조1804억원으로 집계됐다.실적이 발표된 후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키움증권(29만원→27만원), 신한투자증권(30만원→26만원)이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전날 종가(23만500원)보다 낮은 23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가 29만원을 유지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하나증권(33만7000원)이었다.4분기 실적에 대해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연말 재고고정 영향으로 양극재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6% 줄었다"며 "메탈 가격이 하락하며 평균판매단가(ASP)도 11% 하락해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가 발생했고, 재고평가손실(1245억원)이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에코프로비엠의 실적에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권 연구원은 "주요 전방 고객사인 포드, 폭스바겐 등이 전기차 생산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며 '상반기까진 실적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리튬 가격 전망이 불투명한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산화리튬 가격 하락세를 감안하면 2분기까지 판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올해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판가가 15% 하락하면 연간 기준 매출 성장세도 멈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셀 업체의 보수적인 판매 전략을 감안하면 실적이 단기간에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도 "에코프로비엠의 업황·주가는 상반기에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재료 가격 방향성이 핵심 변수"라며 "채굴기업들의 감산 가능성이 커지며 원재료 가격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코스피 이전상장은 주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 연구원은 "업황 회복 시점과 코스피 이전 상장 시기가 맞물려 수급이 유입될 수 있다"며 "보수적 업황을 감안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지만, 국내 양극재 생산 기업 중 의견 상향 가시성이 높다"고 덧붙였다.전날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이전 상장 시 코스피200 편입 등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