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뜨는 '테니스 영웅' 얀니크 신네르.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의 뜨는 '테니스 영웅' 얀니크 신네르.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새로운 스포츠 영웅으로 떠오른 테니스 선수 얀니크 신네르(23)가 젊은이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하라고 조언했다.

2일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네르는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SNS를 하지 않고도 더 잘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신네르는 "(나는) SNS를 좋아하지 않는다. 진실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속상한 일이 있어도 SNS에는 멀쩡한 사진을 올릴 수도 있다. 우리가 SNS에서 보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신 신네르는 TV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경기를 위해 호주에 갔을 때는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시청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그리고 난 시간이 되면 책을 많이 읽는다"며 "그래서 항상 책을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네르의 말처럼 SNS가 무서운 속도로 젊은 사람들의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SNS가 일상화가 된 것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NS 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는 것은 앞서 몇 년 전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SNS 계정을 보유한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31.7%는 SNS 피로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SNS 피로증후군을 느끼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별다른 실속이 없는데 SNS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40.9%·중복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많은 정보 때문에 피곤함을 느낀다'(33.0%),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습만 골라서 자랑하듯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짜증 난다'(32.1%),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부담감을 느낀다'(31.9%) 등이 뒤를 이었다. '타인의 일상생활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28.6%)'도 SNS를 떠나가는 중요한 이유로 거론됐다.

한편 신네르는 지난달 28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 테니스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생애 첫 4대 메이저 대회 왕좌에 올랐다. 이탈리아 선수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1976년 프랑스오픈 아드리아노 파나타 이후 48년 만이다.

외신 매체들은 신네르가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누른 데 이어, 결승에선 메드베데프에게 첫 두 세트를 내주고도 이후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며 대역전극을 일궈내자 "이탈리아 전역에 '신네르 열풍'이 불었다"고 평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