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국 '희귀 기념주화' 대전서 한눈에
우리나라 화폐를 생산하는 한국조폐공사가 미래 먹거리로 세계 예술형 기념주화 사업에 나선다. 지급 및 결제 수단 다양화 등으로 은행권 사업량이 지속적 줄어들고 있어서다.

한국조폐공사(사장 성창훈·사진)는 올해 국가 상징물을 주제로 예술형 기념주화 사업을 벌인다고 24일 발표했다. 예술형 기념주화는 정부 또는 중앙은행에서 금·은 등 귀금속으로 만드는 법정화폐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순도, 무게를 공식적으로 보증한다. 전 세계 수집가가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재가 시세 변동에 따라 달라지는 특징이 있어 기존 기념주화와 차별성을 갖는다. 2022년 기준 미국(독수리) 중국(판다) 캐나다(단풍) 오스트리아(필하모닉) 호주(캥거루) 영국 등 해외 6대 주요국의 예술형 기념주화 매출은 19조8630억원에 달한다. 국가당 연간 3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조폐공사는 올해를 예술형 기념주화 발행 적기로 보고 있다. 2021년도 대비 올해 은행권 발행 규모가 50% 넘게 작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자칫 조폐공사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추고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어 올해 예술형 기념주화의 시장성과 잠재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예술형 기념주화를 도입하면 ‘발행-제조-판매-유통’의 산업 생태계가 새로 형성되고 국민들의 금 보유량을 증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조폐공사는 우리나라 공공기관 347개 중 유일한 제조 공기업이다. 압인 기술 등 그동안 조폐를 생산해 온 우수한 기술력으로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공사는 다음달 25일까지 대전 유성구에 있는 조폐공사 화폐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기념주화 속 세계여행 기획전을 연다. 미국 등 13개국의 예술형 기념주화를 포함한 특이 주화 200여 점을 선보인다. 성 사장은 “상반기에 나올 용역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예술형 기념주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