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미국 소매 판매가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며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17일 지난달 미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6% 증가한 7099억달러(약 955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4%와 작년 11월 증가 폭인 0.3%를 상회했다. 백화점을 포함한 종합상품점이 1.3% 증가하며 전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백화점 판매는 3.0% 늘었다. 13개 분야 중 자동차(1.1%), 무점포소매(1.5%), 의류(1.5%), 종합소매점(0.7%) 등 9개 분야에서 판매가 늘었다. 건강 및 개인용품(-1.4%), 주유소(-1.3%), 가구(-1.0%), 가전·전자제품(-0.3%)은 매출이 감소했다. 음식 서비스 및 주점은 변동이 없었다. WSJ는 "미국 소매 판매가 3개월 만에 가장 강력한 속도로 증가해 연말연시 호황을 마무리했다"라며 "이는 새해로 향하는 소비자의 회복력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전월 대비 0.8% 증가, 0.3% 감소했다. 예상보다 미국 소비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다소 늦출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소매판매 발표 직후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01%포인트 상승(국채 가격 하락)한 4.329%에 거래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첫 번째 공화당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이른바 '트럼프 테마주'가 일제히 폭등했다.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디지털월드어퀴지션(종목명 DWAC) 주가는 29.04% 급등한 22.3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당시 기록한 52주 최고가인 25.85달러에 근접했다.디지털월드애퀴지션은 전날 열린 미국 공화당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 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과반 득표로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현재 주가는 2022년 3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97.54달러에는 한참 못 미친다.디지털월드애퀴지션은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과 합병을 추진 중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다. 두 회사는 2021년부터 합병을 추진 중이나 자금난과 규정 위반 의혹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트럼프는 2021년 1월 지지자들의 미국 연방 의사당 난입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페이스북·X(옛 트위터)에서 퇴출당하자 직접 새로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만들었다. 트위터는 2022년 일론 머스크에게 인수돼 X로 바꾸면서 트럼프의 계정 정지 조치는 해제된 상태다.터틀캐피털의 매튜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드라마는 그를 따라다닌다"며 "(디지털월드애퀴지션) 거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트럼프 대세론' 호재에 올라탄 기업은 또 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캠프를 지원했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펀웨어(PHUN) 주가는 전날보다 453.49% 폭등한 42센트에 마감했다. 2021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펀웨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앞으로 협력 관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장 마감 후 거래에서는 약 63% 하락해 일부 상승 폭을 반납했다. 보수 성향의 트럼프 관련 비디오 네트워크인 럼블(RUM) 주가도 16%가량 급등한 3.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럼블은 트럼프미디어에 기술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우군으로 대졸 유권자들이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경제와 이민자 정책 등에 불만을 가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싫어하는 마음이 커지면서다.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대선 불복과 의사당 난동 여파로 공화당 내 대졸 학력을 가진 당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지난 15일 열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후보보다 30%포인트나 높은 51%의 지지로 압승을 거뒀다. 이번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졸자 지지도는 2016년 CNN의 입구 여론조사 때보다 16%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번 달 발표된 USA투데이와 서포크대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대졸 학력 당원의 6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2년 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시 급부상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도 뒤졌던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급변했다. 당시 당내 대졸 학력을 가진 당원 중 4분의 3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후보가 되는데 반대한 바 있다.단테 스칼라 뉴햄프셔대 정치학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혐오와 경제, 이민정책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민과 경제, 인플레이션 등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은 이런 문제가 없었던 트럼프 재임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데이비드 팔레오로고스 서포크대학 정치조사센터 국장은 국경 경비와 이민 문제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선고가 안 나오면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고,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경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미 코흐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에 유권자들이 무감각해진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