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숨졌는데 '적반하장'...전세사기범 중형 구형
수백억원대 전세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건축왕'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피해자만 2천여명이 넘는 이 전세사기 범죄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4명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검찰은 17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한 A(62)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 공범 9명에게 검찰은 각각 징역 7∼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2천명 이상의 세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마치 자선사업을 했던 것처럼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내 전세사기 사건으로는 최초로 A씨 일당에게 '범죄집단조직죄'도 적용했다.

A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천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렸다.

A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563채의 전세 보증금 453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2018년 1월 동해 망상지구 사업부지를 확보하려고 건설사의 신축 아파트 공사대금 40억원을 빼돌리는 등 회사 대금 총 117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 받는다.

그가 횡령한 공사대금을 메꾸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사용하는 바람에 보유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고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