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가 1조원을 웃도는 부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둘러싸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부산에 처음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고, 삼성물산은 ‘래미안’의 핵심 역량을 쏟아부어 미래 주거단지의 아이콘을 선보이겠다며 맞불을 놨다.

'래미안 vs 오티에르'…부산 촉진2-1 수주전 본격화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 14일 일제히 홍보관을 열고 수주전에 들어갔다. 촉진2-1구역 재개발은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6727㎡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당초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싸고 조합과 갈등을 빚어 지난해 6월 계약이 해지됐다. 새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아파트명으로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을 제안했다. 모포시스 등 글로벌 설계사와 협업해 시민공원과 바다 등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 차별화된 랜드마크 외관 설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건물 내부에 조성되던 커뮤니티시설을 외부 공간으로 확장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파크뷰’(공원조망)의 인피니티풀, 야외 조경과 연계된 골프 연습장 등을 선보인다. 모든 가구에서 시민공원 등 프리미엄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조합원이 각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평면 옵션도 제안했다. ‘퍼니처월’ ‘홈닉’ 등 최근 공개한 차세대 주거플랫폼 ‘래미안 넥스트홈’의 주요 기술도 적용한다.

포스코이앤씨는 방배신동아와 신반포18차 등 서울 강남권 단지에서 선보인 오티에르를 부산 최초로 적용하기로 했다. 창호(베카), 주방가구(데노보쿠치네), 원목마루(리스토네 조르다노) 등 외산 고급 마감재가 눈길을 끈다. 또 넉넉한 주차공간을 위해 100% 확장형 주차를 제안하는 동시에 주차대수를 기존 대비 471대 늘렸다. 여의도 더현대서울 시공 경험을 살려 촉진2-1구역의 상업시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조합원 이익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원안 기준으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이주와 철거 기간에 특화설계 인허가를 받아 2026년 2월에 문제 없이 착공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조합원의 부담을 덜기 위한 ‘당근’도 제시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옛 시공사 GS건설이 써낸 공사비(3.3㎡당 987만원)보다도 96만원 낮은 3.3㎡당 891만원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여기에 더해 필수 사업비 전액 무이자 혜택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착공일까지 적용되는 물가상승률에 소비자 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 중 낮은 지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조합원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조합원 분담금 역시 입주 시점에 100%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