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전시 역사상 가장 큰 매머드급 전시회인 FIX 2024가 오는 10월 처음으로 개최된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대구시가 야심 차게 준비한 ‘대구판 CES’ 행사다.대구시는 도심항공교통(UAM),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 등의 최신 기술을 망라하는 ‘2024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4)’를 오는 10월 23일부터 나흘간 엑스코 전시장에서 연다고 2일 발표했다.FIX는 그동안 각각 열리던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와 ICT융합엑스포(ABB 산업), 대구국제로봇산업전, 스타트업 행사 등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다. 시를 대표하는 컨벤션 시설인 엑스코에 3만㎡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450개 국내외 기업을 참가시켜 2000개 부스를 차리는 게 목표다. 시 관계자는 “24년 대구시 전시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시가 나름대로 인지도를 쌓아가며 발전하던 대형 전시회를 통합하는 이유는 빅블러 트렌드 때문이다. 빅블러란 신산업 간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융합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운백 대구시 혁신산업실장은 “AI와 자율주행 등의 신기술이 모빌리티, 로봇 등의 기술과 결합하면서 어느 한 전시회를 통해선 모두 담아내기 힘들어졌다”며 “FIX를 통해 대구시를 융합 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전시회 대통합’은 올해 초 홍준표 시장이 “대구판 CES를 만들자”고 주문하면서 본격화했다. CES는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다.대구시가 모빌리티나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전시회를 선점해 키운 것도 대형 전시회를 열 수 있는 이유다. 시는 엑스코에서 7년간 개최하던 미래 자동차 엑스포를 민선 8기 들어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개최하는 미래 모빌리티 엑스포로 격상했다. 민선 8기에 이뤄진 31건 8조원대 투자 중 12건이 미래 모빌리티 분야다.대구시와 엑스코,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FIX 2024를 글로벌 수준의 행사로 열기 위해 글로벌 기업 100곳 및 30여 명의 국제연사와 접촉하고 있다. 전시회장에는 2029년 개항하는 대구경북(TK)신공항 홍보 부스와 UAM 체험관, 가상현실로 TK신공항을 미리 보는 체험존, K-2 후적지 홍보존 등도 꾸민다. 군위군 편입을 계기로 커진 ‘경제영토’에 대한 홍보와 투자유치를 위해서다.로봇 분야에서는 그동안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스티에스로보테크, 베어로보틱스(미국) 등과의 투자협약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배송, 자율이동로봇(AMR) 분야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ABB관에는 다양한 AI, 블록체인,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기업을 유치해 기술 집적을 노린다.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인 미국 플러그앤드플레이(PNP)가 주관하는 ‘PNP코리아엑스포’를 부대 행사로 열고, 기업설명회(IR)와 투자 연계 네트워킹도 강화한다.홍 시장은 “FIX 2024를 장차 세계 IT 3대 전시회에 견줄 수 있는 글로벌 전문박람회로 만들 것”이라며 “대구시가 신산업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울산 지역사회에서 울주군 남창역과 온산역을 잇는 온산선(사진)을 폐선해달라는 여론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2018년 운행이 중단된 장생포선 폐선 부지를 공장 용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다.2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남창역과 온산역을 잇는 온산선은 8.6㎞ 단선 철로다. 1970년대 후반 온산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입주 기업들의 핵심적인 수송망 역할을 했다. 지금은 비철금속업체인 영풍과 에쓰오일이 하루 두 차례 각각 황산과 유류를 수송하는 데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온산·온양읍 주민들은 2021년 동해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온산선 역할이 작아졌다고 주장한다. 10만 인구를 수용할 ‘남부권 신도시’를 조성하는 데도 온산선이 걸림돌이 되고 있어 폐선 등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2022년 울산시의회는 폐선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작년에는 14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온산선 폐지 공동추진위원회’가 주민 1만2519명의 서명을 울주군과 군의회에 전달하기도 했다.주민들은 40여 년 전에는 온산 철도 노선 주변에 주거 지역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2000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즐비하고, 황산을 실은 화물열차가 단지 사이를 지나가고 있어 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린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는 ‘폐선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울주군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 중인 제5차 국가 철도망 계획(2026~2035년)에 온산선 폐지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온산국가공단에서 울산신항 용암정거장으로 연결되는 약 4㎞ 구간의 새 철도를 개설하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박순동 온양미래포럼 회장은 “온산선이 수십 년간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돼온 만큼 이제는 폐선하는 동시에 부지를 주민 생활공간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양산시가 경상남도 동부권의 의료·바이오산업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테크노파크 에너지바이오본부가 경남 창원에서 양산으로 이전하면서다.박완수 경남지사는 2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첨단의생명융합센터에서 경남테크노파크 에너지바이오본부 이전 개소식을 열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 나동연 양산시장과 지역 바이오 스타트업인 하이셀텍, 스템덴 관계자가 행사에 참석했다.경남테크노파크 에너지바이오본부는 항노화바이오팀을 포함한 3개 전담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도 바이오산업과 항노화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개발과 사업화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도는 작년 ‘동부 경남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에너지바이오본부를 양산시로 옮기기로 했다. 의료·바이오산업을 동부 경남의 주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본부가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입주해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연구를 벌이는 양산부산대병원과 의료기업을 키우는 에너지바이오본부의 협력도 강화될 수 있다.경상남도는 도내 4개 지역(양산시·김해시·진주시·창원시)에 권역별 특성에 맞는 ‘바이오메디컬 산업 혁신 벨트’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바이오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첨단바이오 기술 선도기업을 육성해 관련 산업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경남테크노파크 및 부산대, 양산부산대병원과 함께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지역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양산시를 동남권 첨단 바이오헬스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양산=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