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 노력과 관련해 “필요시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자회사인 SBS 보유 지분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윤 회장 일가가 채권단과 금융당국, 대통령실, 국무총리 등의 전방위적 압박에 사실상 ‘백기투항’한 것으로 분석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창업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동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 자구 계획 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한 추가 자금을 확보해 투입할 계획을 채권단에 확약했다”고 밝혔다. 기존 자구안 외 추가 매각 대상은 시장 가치가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SBS 계열사(SBS미디어넷)다.

태영그룹이 채권단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워크아웃 개시 기대는 한층 높아졌다. 앞서 태영은 워크아웃 시작을 위한 자구책 중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일부(890억원)를 태영건설에 지원하지 않아 ‘꼬리 자르기’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가 “진정성 있는 추가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한 배경이다.

지난 8일 태영그룹은 입장을 바꿔 태영건설에 잔금 890억원을 전액 납입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에코비트와 블루원, 평택싸이로 등에 대한 지분 매각 및 담보 제공 등 나머지 세 가지 자구책도 통과시켰다.

일단 채권단은 태영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더 두고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영이 발표한 방안을 책임감 있고 실효성 있게 즉시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11일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인혁/강현우/차준호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