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뷰티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초개인화 트렌드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글로벌 뷰티 시장에선 앞으로 △범용보다 특화 제품에 강세를 보이는 기업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 △남성용 제품이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후 양 유로모니터 헬스&뷰티 인사이트 연구원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최근 1~2년 새 글로벌 뷰티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며 “기존의 색조, 기초 등 범용 제품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창궐 전까지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한 브랜드의 모든 라인을 구매했지만, 지금은 토너, 스킨, 로션 등 품목별로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정보 수집 능력이 발달한 덕분이다. 그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이후 ‘립세린’으로 립케어 시장을 개척한 LG생활건강과 ‘라네즈 립슬리핑마스크’를 내세운 아모레퍼시픽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확대돼 화장품 ODM·OEM 회사의 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후 양 연구원은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이 약진하면서 지금은 혼자서도 뷰티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산업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 뷰티 시장의 회복 속도에도 주목했다. 2022년 글로벌 전체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이 전년 대비 0.5% 축소된 것에 비해 남성 뷰티 시장 규모는 2% 커졌다. 특히 남성들의 피부 관리는 한국이 1인당 소비 금액 1위 국가로 집계됐다.

작년 기준 한국의 남성용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4억9629만달러(약 6400억원)로 중국에 이은 세계 2위다. 미국(4억7230만달러·약 6100억원)보다 규모가 크다. 후 양 연구원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이후 남성 소비자들은 SNS의 영향을 받아 샴푸, 컨디셔너, 토너, 크림 등 구매 제품 종류가 다양해졌다”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