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범준 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하림그룹의 인수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타던 HMM이 10% 넘게 급락했다.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영증권이 HMM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하고 팬오션에 대한 분석을 중단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주가 적정가치 벗어나”


21일 HMM은 11.63% 내린 1만9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HMM은 지난 18일 하림그룹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전날까지 44% 올랐다. 이날 신영증권은 HMM 12월 목표주가를 1만5000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내렸다.

인수가(약 1만6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아 투자 매력이 반감됐다는 설명이다. HMM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인수가보다 22% 높게 거래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적정가치를 벗어나 하락 여력이 10%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팬오션에 대해서는 분석을 중단했다. HMM 인수로 팬오션의 주식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통상 증권사들은 종목의 기업가치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울 때 분석을 중단한다. 증권업계는 팬오션이 인수 금액의 2~3조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전날 팬오션 목표가를 기존 7000원에서 45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이날 팬오션은 3.5% 내린 3860원에 마감하며 올해 박스권 하단인 4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8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3거래일 동안 주가가 15% 떨어졌다.

◆평균 목표가 1만6600원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HMM(옛 현대상선)은 2016년 해운업 위기 때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2018년부터 2020년 1월까지 3000~4000원 박스권에 거래됐다. 장기간 외면받던 종목이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핵심 테마주로 떠올랐다.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주가는 2021년 5만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10배 넘게 오른 것이다. 하지만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서 주가는 장기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대부분 증권사가 HMM에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증권사 평균 목표가는 1만6667원이다.

증권업계가 HMM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해운업황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선사들의 공급조절에도 내년 시황 개선 가능성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장기 비전을 보고 사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림그룹은 현재 8위(점유율 2.8%)인 HMM을 세계 5위 선사로 키울 것이라고 목표했다. 점유율을 7%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20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선박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신영증권 분석이다.

엄 연구원은 “매각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단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투자는 오롯이 HMM 자체적인 자금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