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잣돈 없는 20대 김대리는 어떻게 '압구정 빌딩' 매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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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조각투자의 세계…고가 건물 접근할 통로
업계 선두 카사와 소유 등 플랫폼 점점 늘어나
내년 상반기부터 거래소에서 부동산 조각투자
편의성이 오히려 독…불법 투자업체 조심해야
업계 선두 카사와 소유 등 플랫폼 점점 늘어나
내년 상반기부터 거래소에서 부동산 조각투자
편의성이 오히려 독…불법 투자업체 조심해야

부동산 재테크 투자처로 매력적이지만 일반 투자자에겐 접근하기 힘든 고가 부동산이다. 종잣돈이 부족한 젊은 층엔 특히 투자할 길이 마땅치 않다.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게 '부동산 조각 투자'다. 카사, 소유 등 조각 투자 전문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한국거래소에서 미술품·부동산·저작권 등의 자산을 조각 투자 형태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일반 투자자가 고가 부동산에 더 쉽게 접근할 통로가 마련된 셈이다.

부티크 호텔부터 수제 햄버거집까지 '조각 투자'
부동산 조각 투자는 직접 부동산에 투자할 목돈이 없는 투자자가 지분 형태로 참여하는 부동산 대체 투자상품을 의미한다. 하나의 건물을 여러 개의 증권으로 조각 내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100억원짜리 건물에 조각 투자로 참여하면 빌딩에서 나오는 임대료 수익과 매각 시 시세 차익으로 배당받는 구조다. 최소 투자금은 1000~5000원 수준이다.
소유는 작년 6월 '안국 다운타우너'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6개의 공모를 모두 완판했다. 최근엔 6호 부동산 '수원행궁 뉴스뮤지엄'(28억9000만원 규모)을 공모했다. '수원행궁 뉴스뮤지엄'은 첫 번째 팝업스토어 상품이다. 팝업스토어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선호하는 공간이다. 소비자들이 팝업스토어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체류하면서 인근 상권 활성화까지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소유는 '안국 다운타우너', '이태원 새비지가든', '대전 창업 스페이스', '문래 공차', '전주 시화연풍' 등 공간적·문화적으로 차별화한 부동산을 공모 대상으로 삼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
내년 상반기부터는 장외 거래만 가능했던 조각 투자 상품에 대해 장내 투자 기회를 열리면서 부동산 조각 투자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투자계약증권·비금전 신탁 수익증권 등 거래소의 신종증권 시장 시범 개설을 혁신금융 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로 신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내년 상반기에 조각 투자 상품을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시킬 수 있다.
불법 조각 투자 전문업체가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 투자업체는 미국 부동산에 조각 투자하면 한 달 평균 5%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유인해 수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유튜브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해 1인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가로챈 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부동산 조각 투자플랫폼은 카사와 소유(금융혁신법), 비브릭(지역특구법) 등 일부에 불과하다"며 "승인 업체가 아닌 곳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전무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