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공동 운영…2025년까지 500명 양성
'슈퍼을' AMSL, 삼성전자 손잡고 한국에 R&D센터…SK와도 공동 기술개발
끈끈해지는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인력 육성부터 함께"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차세대 반도체 인력 양성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1조원을 들여 국내에 첨단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시설을 짓기로 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반도체 협력이 강화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의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제프리 반 리우웬 네덜란드 통상개발협력 장관이 양국 정상 임석 하에 '한·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약 500명의 반도체 인력을 공동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전공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 반도체 기업 연구진 등 양국에서 선발된 인력들을 네덜란드와 한국에 모이게 해 1주일간 현장 위주의 집중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에인트호번공대를 중심으로 진행될 교육은 ▲ 첨단 반도체 제조 및 반도체 기술 동향 명사 특강 ▲ 기업이 제시한 반도체 난제를 해결하는 팀 프로젝트 챌린지 ▲ ASML, NXP 등 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기업 방문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 과정은 한국 측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한국반도체운영협회가, 네덜란드 측에서는 에인트호번공대와 ASML 등이 맡아 운영한다.

양국은 먼저 내년 2월 한국 교육생 25명, 네덜란드 교육생 25명 등 50명을 선발해 네덜란드 현지에서 '1차 아카데미'를 여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한국의 학생과 현업 종사자들이 ASML 본사와 에인트호번공대가 제공하는 교육 기회를 얻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 운영 노하우를 체험하고 기술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끈끈해지는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인력 육성부터 함께"
ASML과 한국 반도체 기업 간의 추가 협력 계획도 발표됐다.

우선 ASML과 삼성전자는 1조원을 공동 투자해 차세대 EUV 기반 초미세 공정을 개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 센터'를 국내에 세우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초미세 공정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해 '슈퍼 을'로 불리는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에 반도체 제조 공정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세우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ASML은 2025년까지 총 2천4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에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인 '뉴 캠퍼스'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뉴 캠퍼스에는 EUV 노광장비 관련 부품 등의 재(再)제조센터와 첨단기술을 전수할 트레이닝 센터, 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ASML은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R&D 센터와 제조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었는데, 윤 대통령의 자사 방문을 계기로 대형 R&D 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ASML은 SK하이닉스와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개발 MOU'를 체결했다.

EUV 노광장비 내부의 수소를 태우지 않고 재활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20% 줄여 연간 165억원의 비용이 감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덕근 본부장은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 간 연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기술 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이 이번에 합의한 한·네덜란드 반도체 대화 신설로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