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29주 만이다. 서초, 강남구 등 강남 핵심 지역과 서울 외곽지역인 노·도·강·금·관·구(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구) 등 곳곳에서 집값이 내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하향 조정된 매물이 하나둘 거래가 되면서 집값이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1% 하락했다. 지난 5월 넷째 주(22일) 상승 전환한 서울 집값은 29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5개 자치구 곳곳에서 집값이 내렸다. 핵심 지역인 강남권에서 집값 하락세가 이어졌다. 강남구는 0.05% 내렸다. 3주 연속 내림세다. 서초구도 0.01% 떨어져 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송파구는 이번 주 보합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개포주공7단지’ 전용 73㎡는 지난달 13일 22억8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인 24억8000만원(8월)보다 2억원 가까이 내렸다. 대치동 '대치삼성' 전용 59㎡는 지난달 16일 12억원에 거래됐다. 이 면적대는 지난달 17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5억원이 내렸다.

서울 외곽지역에서도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강북구는 0.06% 하락해 5주 연속 집값이 내렸다. 노원구(-0.02%)도 5주째, 도봉구(-0.03%)는 3주 연속 내렸다. 금천구(-0.06%), 구로구(-0.04%), 관악구(-0.04%) 등 강남권 외곽지역도 하락 중이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에스케이북한산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6억33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6억7300만원보다 4000만원이 하락했다.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한양1’ 전용 50㎡는 지난달 4억9500만원에 팔려 지난 3월 거래된 5억4300만원보다 4800만원 내렸다.

금천구 시흥동 ‘삼익’ 전용 84㎡는 지난달 6억7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6억1000만원)보다 하락 거래됐고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 전용 84㎡는 지난달 8억85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최고가 9억2000만원보다 4000만원 가까이 내렸다.

이 밖에도 마포구(-0.03%)는 성산동과 아현동, 공덕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내렸고, 은평구(-0.02%)는 진관동과 녹번동, 불광동에서 집값이 하락했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분위기가 확실히 가라앉았다"면서 "가격을 물어오는 전화가 가끔 오긴 하지만 거래가 사실상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매물 가격이 기존보다 낮아지고 있고 조정되는 단지에서 간헐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반면 서울 전셋값은 아직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서울 전셋값은 이번주 0.14% 올랐다. 전주(0.16%)보단 상승 폭은 줄었다. 서울 전셋값은 29주 상승 중이다.

성동구(0.26%)는 금호동과 하왕십리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올랐다. 송파구(0.26%)는 신천동과 잠실동에 있는 주요 단지가 전셋값을 견인했다. 동대문구(0.21%)는 전농동과 답십리동에서, 광진구(0.19%)는 광장동과 자양동에서, 구로구(0.18%)는 구로동과 개봉동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양천구(0.15%), 강서구(0.15%), 용산구(0.15%) 등도 전셋값이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매 수요 일부가 전세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단지의 경우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가격 눈높이가 달라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