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자체 개발한 법률 플랫폼 ‘나의 변호사’의 본격적인 홍보에 나선다. 하지만 로톡 소속 변호사 징계 등 강경대응을 펼치던 변협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변협은 5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나의 변호사 신기능을 시연했다. 김영훈 변협 회장은 “법률 시장을 사설 플랫폼이 독점하는 상황은 국민에게 커다란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며 “사설 플랫폼을 전면 금지하는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시대적 흐름을 직시해 경쟁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나의 변호사는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합작한 플랫폼이다. 의뢰인과 변호사가 채팅, 전화 및 화상 상담 등을 할 수 있다. 별도의 수수료와 광고료를 지급할 필요는 없다. 지난달 상담 예약, 결제, 바로 상담 기능 등이 추가됐다.

변협은 플랫폼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변호사 정보를 협회가 자체 검증해 과장·허위 광고를 차단하고 왜곡된 시장 형성을 막는 것이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톡을 향해서는 여전히 날을 세웠다. 이날 김 회장은 “내용상으로는 위법한 사항이 인정됐지만 결정만 취소하자는 것이 법무부 심의위원회 결론”이라며 “특정 변호사가 한 달에 1800여 건을 몰아서 수임하는 구조는 알고리즘을 조작한 방식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변협은 광고 규정을 개정한 뒤 로톡 등에 가입한 변호사 123명에게 징계를 내렸는데 법무부는 지난 9월 “로톡의 변호사 광고가 금품을 받고 변호사에게 사건을 알선해주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징계가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나의 변호사 활성화를 통해 로톡을 시장에서 밀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김동현 변협 사무총장은 “나의 변호사가 플랫폼이라는 기본 기능을 제공하면 사설 플랫폼은 필요 없는 상태가 될 것이고 기능적으로도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쟁을 강조한 로톡이 변협의 징계 이후 변호사 수가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변협의 광고 규정 개정 직후 4000여 명이던 로톡 가입 변호사 수는 2021년 11월 1706명으로 줄었다. 다만 법무부의 징계 취소 결정 이후 가입 변호사는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톡 측은 변협의 수임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로톡에서 변호사 정보는 모두 동일한 확률로 노출되고 있으며 이는 검경 등 수사기관을 비롯해 국가기관의 수사를 통해 수차례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