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오면 립스틱은 더 팔리고, 팬티는 덜 팔린다 [책마을]
조원경 지음
페이지2
328쪽│1만9800원
남성에게도 립스틱 같은 지표가 있을까.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은 남성의 팬티에 주목했다. 불경기엔 남들에게 보여줄 일 없는 속옷부터 덜 산다는 이유에서다. 불황과 치마 길이의 관계를 설명한 햄라인 지수, 코로나19 때 마스크 착용으로 '용도폐기'된 립스틱의 자리를 이어받은 매니큐어 지수 등 인간 심리에 기반한 경기 분석은 낯선 일이 아니다. 책은 여러 사례를 통해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경제학 원리들을 소개한다. 수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객관식 문항에서 하나 고를 경우 선택지의 37%를 탐색했을 때 최적의 결정을 내릴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신입 사원을 뽑기 위해 100명의 지원자를 면접한다면 처음 37명 중 최고점자를 정하고, 이후로 들어오는 사람 중 그보다 나은 사람들을 고르면 된다는 얘기다.
특정 주제를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20개 주제에 대한 학계의 다양한 논의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관심 가는 주제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관련 분야의 다른 책과 함께 읽는 것을 권한다. 예를 들면 현대인의 집중력 감소로 인한 숏폼 미디어의 확장세를 설명한 2장의 경우 <도둑맞은 집중력>과 함께 읽어볼 만하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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