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부동산을 공부해야겠어.' 이렇게 마음 먹는 순간 통계를 피할 수 없습니다. 집값이든 인구구조든 도시와 관련된 것이든 말이죠. 그런데 통계를 확인할 때 국가통계포털 코시스에서 보면 조금 불편합니다. 전부 숫자뿐이어서 엑셀로 다운받아 다시 그래프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보통은 남이 만들 걸 찾아봅니다. 그런데 남이 만든 건 어디서 잘못됐는지 알 수 없죠.
소멸하는 도시, 살아남는 도시 [흥청망청]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통계지리정보서비스 살펴볼게요. 국가공인 통계를 지도 위에 시각화한 사이트입니다. 부동산은 결국 지도로 보는 게 제일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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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도가 행정구역 단위로 색칠되는 게 특징입니다. 인구구조의 핵심인 [1인가구 변화]를 눌러볼까요. 서울을 쭉 확대한 다음 형진이네 회사가 있는 중구 중림동을 누르면 오른쪽에 이렇게 연도별 1인가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래프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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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1인가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어디일까요. 당연히 색이 짙을수록 많겠죠. 그렇다고 일일이 다 눌러봐야 하는 건 아닙니다. 오른쪽 위에 있는 [보고서 보기]를 누르면 이렇세 순위로 보여줍니다. 의외로 부천 신중동의 순위가 높죠. 화성 향남읍도 순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이 지역들에 어떤 일이 있어서 그랬을까, 그 궁금증을 임장을 통해 풀어가는 게 바로 부동산 공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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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65세 이상 1인가구 변화]를 볼게요. 다시 [보고서]를 눌러보면 가장 나이 들고 외로운 동네가 나오죠. 이 통계가 왜 중요하냐면, 보통 1, 2인가구가 늘어나는 곳은 주택수요가 증가한다고 봅니다. 한국은 인구가 줄고 있지만 가구분화가 빠르거든요.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이라면 일반적인 1인가구와는 조금 다를 수 있겠죠. 소비력에 차이가 있거나 집을 옮기는 데도 조금 더 보수적일 테니까요. 주택수요를 이해할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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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 줄어드는 도시는 어디냐, 이번엔 [인구이동][시군구]로 보자고요. 붉은색이 짙을수록 많이 늘어나고 반대로 푸른색이 짙을수록 많이 감소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선택보기 ON]을 누르면 전국에서 상위 10곳, 하위 10곳만 보여줍니다. 최상위는 역시 평택과 화성이네요. 요즘 이 도시들 인구 많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전국에서도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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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통계 하나 더 볼게요. 왼쪽 [주거와 교통]에서 [통근통학 인구변화], 사실 이 항목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자급자족이 되는 도시인지 알 수 있거든요. 평택을 클릭해보면 50%가 넘습니다. 화성의 경우엔 절반 살짝 안 되지만 그래도 다른 수도권 도시보단 높아요. 서울을 살펴보면 강남구가 유일하게 40%를 넘습니다. 아이들 학교는 거의 지역 안에서 다니니까 큰 차이가 없다면 이 통계는 사실상 출퇴근 지표, 자급자족 통계라고 보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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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지표로는 [치킨점 1개당 인구수]가 있습니다.ㅎㅎ 창업이든 거주여건이든 굉장히 중요한 지표죠. [읍면동] 단위로 [보고서]를 다시 한 번 보자면 용인 상현1동, 서울 상계10동, 인천 연수3동이 다른 곳보다 치킨집 대비 인구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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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는 제주 서귀포 중앙동, 부산 남포동, 서울 종로입니다. 닭보다 사람이 많은 곳이죠. 사실 이곳들은 정주인구가 적은 유흥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통계를 통해서 우리는 또 지역의 성격을 이해해볼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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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변화][읍면동]-[보고서]로 봐도 마찬가지인데요. 전국에서 커피숍이 가장 많은 곳은 강남이 아니라 마포 서교동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홍대앞'이라는 곳이 거의 서교동이고요. 지도에서 서교동을 찾아가서 눌러보면 갑자기 카페가 늘어난 걸까요? 아뇨, 최근 연간엔 계속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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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생각나는 동네 한 곳 있죠? 그럼 성수동은 어떨까요? 눌러보면 성수1가동, 2가동 모두 최근에 확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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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에 맞는 지역을 찾아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상단 메뉴에서 [활용 서비스]-[살고 싶은 우리 동네]를 누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주택]에서 [주거면적]-[넓음]의 가중치를 높이고 [자가점유비율][높음]의 가중치를 올리면 넓은 집, 그리고 자가로 사는 분들이 많은 지역을 찾아달라는 거죠. 여기서 가장 주용한 게 [공동주택비율]-[높음]의 가중치도 높여야 합니다. 안 그러면 시골 마을만 나옵니다. 시골은 대부분 단독주택+자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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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천지역찾기]를 눌러볼게요. 어디가 전국 최고인가요. 부산 해운대구 우3동입니다. 우리가 마린시티라고 말하는 동네가 바로 여기입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비율이 높은 동네이면서 집집의 면적이 넓고, 자가점유비율이 높은 곳이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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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리스트도 우리가 들어본 곳들이 많아요. 부산 남천동, 용인 성복동, 광주 봉선동 등등. 그래프를 보면 다른 지역과 비교도 가능합니다. 교육, 교통, 안전 같은 거의 모든 지표를 지금 찾은 지역과 전국 평균을 비교하고, 또 지역 내 순위로 비교해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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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귀찮다면 메뉴의 [분석지도]에서 [지역변화 분석지도]를 눌러보세요. 이렇게 아주 깔끔한 상황판에 다 모아서 보여줍니다.

어떤가요. 우리가 지금까지 본 건 부동산앱의 유료서비스가 아니라 국가통계입니다. 딱딱하지 않게 지도에 뿌려서 시각화했을 뿐이죠. 저도 오늘 정리하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어떤 지역을 공부하는데 객관적 수치가 궁금한 게 있다거나, 포털에서 검색해봤지만 모호하거나 부정확하다면 앞으론 통계지리정보서비스를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원본 그대로 이렇게 지도에 펼쳐두고 볼 수 있으니까요.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촬영 조희재·이문규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편집 조희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