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3기신도시가 아이돌이라면 센터는 누구인가요? 인기투표를 하면 보통 창릉, 교산이 투톱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숨은 진주를 보러 갑니다. 부천 대장신도시!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지도로 보면 이렇습니다. 김포공항 바로 아래에 있는 논밭이 대장신도시 부지예요. 바로 옆엔 쌍둥이인 인천 계양신도시가 있죠. 계양이 2018년 12월 먼저 발표됐고, 대장은 2019년 5월 이어서 발표가 됐습니다. 둘이 연담화 되는 도시인데 크기는 대장이 아주 살짝 더 큽니다.

사실 서울 서부권이 그렇게 인기 있는 주거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선녀였던 이유 1번은 교통망입니다. 여기 보라색 점선이 대장홍대선입니다. 원래 이름은 원종홍대선이었는데 만드는 김에 대장신도시까지 끌어온 거예요.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과거 제가 썼던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죠. ^^ '뭐 대단한 거야? 요즘 신도시들 최소 지하철은 기본 아니야? GTX까지 넣어주는 곳도 있던데?'라고 하실까봐 GTX도 넣었ㅅ브니다.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D노선이 현재 기준으론 대장 경유가 계획됐습니다. 중요한 건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내려서 B노선으로 환승하는 게 아니라 선로를 공유해서 한 번에 용산, 서울역까지 간다는 거예요.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두 번째 이유는 기업입니다.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SK그룹이 대장신도시에 R&D센터를 짓습니다. 우리는 LG가 마곡을 어떻게 바꿨는지 봤죠. 사실 3기신도시가 기존의 신도시와 달랐던 건 베드타운에 머무는 게 아니라 자급자족 도시를 표방한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기업을 확보하겠다고 경쟁했는데 대장이 뜬금포로 대기업을 먼저 유치한 겁니다. 아이돌그룹에서 버스 타는 멤버인 줄 알았는데 센터였던 거죠.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이렇게 큰 기업들 유치 못 하면 자족용지는 나중에 지식산업센터로 도배돼요. 여기도 써 있죠. '자족용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기업을 입주시킬 것이냐가 중요하다. 물론 이것도 과거 제가 썼던 기사입니다. ^^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SK가 들어오는 곳은 서쪽의 푸른색 자족용지 일대입니다. 이쪽 동네가 대장신도시의 메인이 되는 거죠. 상업지 모인 것부터 특별계획구역까지 뭔가 중심가처럼 생겼죠. 앞서 대장홍대선 역이 어디에 생길 가능성이 높은지 살짝 보이죠.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참고로 이 지도는 최신 지구단위계획을 반영해 수작업한 토지이용계획도입니다. 검은색은 분양 끝난 단지들이란 의미예요.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하나 짚어드리자면 여기서 블록명 A는 공공분양, B는 민간분양입니다. A에서도 공공분양은 2, 4, 7, 8, 9, 10, 13입니다. 나머지는 임대라는 거죠. B의 경우는 1, 2에 통합 공공임대가 섞이니까 호오가 좀 있겠죠. B3은 민간임대, 순수 분양은 B4와 B5, D1은 타운하우스 자리네요. 전용 85㎡ 초과가 있는 곳도 마지막 B4, B5, D1 정도입니다. 또 눈에 띄는 건 1000가구 넘는 단지가 A1, B2밖에 없어요. 전반적으로 도시가 저밀도로 설계돼 있습니다.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건물을 다 지어놓으면 어떤 모습일까요.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느낌일 겁니다. 김포공항 때문에 고도제한이 있어서 스카이라인은 멋지지 않겠지만요.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지하철역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린 동네, 특별계획구역은 이렇습니다. 'S-BRT 정거장과 연계해서 상징성 강조하고 주거, 문화, 상업, 업무를 한데 모은다'. 그리고 '시각적 안정감, 저층부는 외부와 연계' 이런 가이드라인이 계속 나와요. 쉽게 말하면 건물 예쁘게 짓고 스트리트 상가 만들라는 말이에요.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그리고 요즘 이런 시도하는 곳들 있죠. 작은 상가들이 많은 곳에선 주차가 너무 힘들잖아요. '그럼 그 건물들의 지하를 다 터서 통합 주차장을 만들어라' 이런 내용입니다. 만약 주변 건물들 지어지는 데 시차가 좀 생기면 먼저 지은 건물 기준으로 공간을 활용합니다.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개인적으론 이것도 재미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대장신도시의 남북축은 보행자 중심으로 가로를 만드는데 이때 나무를 편측식재, 한쪽으로 심으라는 말이 있어요. 왜냐면 한국은 안 그래도 인도가 좁은데 가로수를 도로 양쪽에 기계적으로 막 심으니까 걷기 불편하다 이거예요. 그럴 거면 '나무를 한쪽만, 그것도 건물쪽으로 붙여 심어서 사람이 다니기 편하게 해라, 그리고 차도와 인도의 색도 비슷하게 맞추고 단차도 거의 없게 해라'라는 것이죠.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보행환경에 대한 집착은 여기까지 이어집니다. '아파트 지을 때 저층부 필로티는 4m 이상으로 지어라'. 아파트 아래로 사람도 지나다니고 여차하면 쉼터, 풋살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우리집 밑에서 축구를 한다면 아이들을 즐겁겠지만 주민들은 불편할 수도 있긴 하겠네요.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그리고 요즘 신도시 어딜 가든 호수공원 하나씩은 있죠. 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시 안쪽에 수로도 많이 만들어요. 당연히 개별 단지에도 친수공간 조성하고요.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녹지는 도시 전체 면적의 32%입니다. 녹지의 밀도를 지도에 뿌려보면 이렇게 돼요. 굴포천쪽으로는 맹꽁이와 주민의 휴식처인데요. 맹꽁이는 멸종위기종입니다. 그런데 대장신도시 개발한다고 했을 때 이 동네에서 발견되는 바람에 '신도시 개발 해도 되는 거냐'는 논란이 있었어요. 우리에겐 도롱뇽 트라우마가 있잖아요. 결국 같이 잘 사는 걸로 맹꽁이와 합의를 봤습니다. ^^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가장 최신 지구단위계획 기준으로 대장신도시의 토지 이용 비율은 대략 이렇습니다. 1만9000가구, 4만3000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계획됐고요. 완공은 2029년 목표입니다.
힘을 숨긴 대장신도시 총정리 [흥청망청]
물론 이건 토지조성과 매각 기준이니까 실제 아파트나 시설이 다 입주하려면 2030년대, 도시가 원숙기에 접어들려면 2040년대가 되겠네요.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촬영 조희재·이예주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편집 이예주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