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는 '범죄예방 환경디자인'(CPTED) 사업이 실제 범죄를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구는 2022년부터 1인가구,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CPTED 사업을 추진 중이다.

CPTED란 도시환경을 설계할 때 범죄를 예방하는 구조로 디자인해 범죄 심리를 억제하는 기법을 말한다.

사업 초기부터 지역주민, 경찰,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관·경 거버넌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지역 특징과 문제를 분석하고 범죄 예방 디자인을 도출해 논현1동에 이어 역삼1동에 적용했다.

역삼1동에는 730m 구간의 골목과 건물 40곳에 총 20개 유형의 디자인 솔루션을 적용했다.

어둡고 좁은 골목길에 상업·주거시설이 혼재된 지역인 만큼 지하층 창문에 펜스를 설치해 시선을 차단하고 외부 침입을 예방했다.

주택 공동 현관문에는 전·후방을 볼 수 있는 미러시트를 부착해 위급상황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택마다 도로명 주소 문패를 달고 조명을 달아 골목길 전반에 균일한 조도를 유지했다.

이 주소판에 알림벨도 함께 달아 위급 시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사이 깊고 어두운 공간에도 미러형 조명을 설치해 범죄 은폐 공간을 차단했다.

사업 시행 결과, 지난해 강·절도, 주거침입범죄가 전년보다 약 30% 줄고, 소음·주거침입·행패소란·기타범죄 관련 112신고가 14.4% 감소했다고 구는 설명했다.

논현1동의 경우 경사가 심한 다가구 주택단지에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으로, 24시간 배달문화와 심야시간대 귀가 등으로 외부인의 유입이 높은 곳이다.

550m 구간의 건물 55곳에 디자인 솔루션을 적용했다.

어두운 측면 출입구에는 캐노피 구조를 활용한 조명과 반사경을 설치하고, 수리부엉이 형태를 응용해 디자인한 조명에서 불빛을 깜박거려 범죄 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냈다.

담장 사이 공간에는 펜스를 설치해 범죄자가 은신하거나 오르지 못하도록 공간을 차단했다.

담장 모서리에 조명 사인을 설치하고, 건물 필로티 주차장에 태양광 센서를 달아 주변을 더 밝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이 지역의 강·절도, 주거침입 범죄가 약 8.3% 줄었다.

강남구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0일 제8회 대한민국 범죄예방대상에서 CPTED 분야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강남구 "주택가 '범죄예방 디자인'으로 범죄감소 효과"
구는 지난 3월부터 대치4동 일대에도 범죄예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민·관·경이 손을 잡고 지속 가능한 범죄예방 인프라를 구축하고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범죄예방 디자인의 롤 모델로 꼽힌다"며 "앞으로도 위험 요인을 예방할 수 있도록 공중화장실, 다중인파 밀집 지역, 방치된 유휴공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안전한 강남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