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이슈 브리핑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 외에도 프랑스 북동부 생타볼 지역에 프랑스 폐기물 관리기업 수에즈 등과 함께 2027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을 짓는다. 사진은 해당 공장의 조감도. 사진 : 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 외에도 프랑스 북동부 생타볼 지역에 프랑스 폐기물 관리기업 수에즈 등과 함께 2027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을 짓는다. 사진은 해당 공장의 조감도. 사진 : 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은 최근 TV, 유튜브 등을 통해 창사 이래 첫 광고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이 대중과 소통하는 광고 영상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11년 회사 창립(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 이후 처음이다.

이번 광고의 슬로건은 ‘무한자원 크리에이터’다. 폐플라스틱 등 한 번 사용한 자원을 재활용해 끊임없이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만들겠다는 SK지오센트릭의 기업 철학을 담았다. 우리나라가 예부터 조개껍데기를 활용해 나전칠기를 만든 것처럼 ‘사물의 쓸모를 다시 찾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한국의 힘’을 닮은 SK지오센트릭의 가치를 강조하는 영상이다.

플라스틱 등 화학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대중을 상대로 한 TV 광고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한 탄소 발생, 폐플라스틱 쓰레기의 빠른 증가 등은 현재와 미래세대가 해결해야 할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 또한 매우 높은 상황이다. 석유화학 기업의 변신과 새로운 역할이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이러한 시대 변화에 맞게 석유화학 기업으로서 혁신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1년 사명을 SK종합화학에서 SK지오센트릭(지구 중심적이라는 의미)으로 변경하며 리사이클링 소재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또한 SK지오센트릭은 비즈니스 차원의 실천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SK울산컴플렉스 내에 세계 최초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 단지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조성을 추진 중이며,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의 일련의 변화와 도전은 SK그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ESG 경영과 궤를 같이한다. SK그룹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가 미래 경영환경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전사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ARC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ESG 경영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32만 톤 플라스틱 처리

울산ARC가 완공되면 약 21만5000m2(약 6만5000평) 규모로 연간 32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매년 500ml 생수병(약 15g) 213억 개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것이다. 부지 규모만 국제 규격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크기로, 총 1조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울산ARC는 그간 재활용이 어려웠던 폐플라스틱까지 원료 상태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 추출, 해중합)을 모두 구현하는 종합 재활용 산업단지다.

SK지오센트릭은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사업모델을 글로벌하게 확장하기 위해 그간 국내외 유수 기업과 협업을 강화해왔다. 캐나다의 루프 인더스트리(Loop Industries), 미국의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 그리고 영국의 플라스틱 에너지(Plastic Energy) 등과 기술 협업을 진행했으며, 지난 2월에는 프랑스에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선정을 완료했다.
폐플라스틱의 재발견, SK지오센트릭 ‘울산ARC’
울산ARC는 기업 차원에서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SK지오센트릭이 세계 최초의 재활용 종합 단지를 한국에 먼저 짓는 이유는 국내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의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국내에서 먼저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 해소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

지난 10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플라스틱 배달 용기 재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국내 환경문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현재 배달 용기로 쓰는 플라스틱 소재로는 단일 PP 재질이 아닌 여러 물질이 섞인 것이다. PP 함량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어 각기 다른 PP 함량의 플라스틱 배달 용기가 유통되고 있다.

울산ARC 준공 이후에는 버려진 배달 용기가 고순도 PP 추출 기술로 재활용돼 가전, 자동차 내외장 부품 등 여러 산업현장에서 고부가가치 원료로 쓰인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PP 함량이 높은 플라스틱 배달 용기를 개발·유통하는 데 협력하고 사용된 플라스틱 배달 용기를 수거 및 업사이클하는 방안을 고려한 시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 분석,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배달 용기 생산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도 모색하기로 했다.

버려진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겠다는 기술적 목표뿐 아니라 플라스틱 밸류체인 전반에 순환경제를 구축해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궁극적 목표를 실현하는 구심점이 바로 울산ARC가 되는 것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빠른 속도의 산업적 성장 또한 기대된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규모가 오는 2050년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국가에서도 플라스틱 재활용에 빠르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30% 이상 쓰도록 법제화했고,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재생원료를 2030년까지 50% 이상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환경보호는 이제 모두의 공통 과제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기업이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더 이상 ‘착한 기업의 선택’ 이 아닌 ‘모든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도 만든 적이 없는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단지를 조성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높아진 관심만큼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생산자, 판매자, 분리수거를 직접 하는 시민들의 소통과 협업 그리고 나아가 정부 정책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SK지오센트릭 같은 사례가 더 많아진다면 지속적인 석유화학 산업의 성장과 환경문제 해결의 선순환 또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이 지속적으로 대중 및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울산ARC를 조성하는 이유다.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전략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