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노르웨이국부펀드(GPFG)가 올해 3분기 3740억노르웨이크로네(약 45조원)의 투자 손실을 냈다.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노르웨이국부펀드는 3분기 -2.2%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투자 손실은 3740억노르웨이크로네에 달한다. 이 펀드의 가치는 1조3400억달러로 줄었다.다만 노르웨이국부펀드의 3분기 수익률은 벤치마크 지수 수익률보다 0.17%포인트 높다. 노르웨이국부펀드는 올해 상반기 10%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노르웨이국부펀드는 3분기 말 기준 투자 자산의 70.6%를 차지하는 주식 투자 수익률이 -2.1%를 기록했다. 비상장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3.3%였고,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는 -2.4%로 집계됐다.노르웨이국부펀드는 전 세계 70여개국 9000개 이상 기업에 투자했으며 글로벌 상장 기업 주식의 1.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노르웨이국부펀드의 트론 그란데 부총재는 성명에서 "3분기 주식 시장이 지난 두 분기에 비해 부진했다"며 "특히 기술, 산업 및 소비자 재량 부문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크로네의 가치가 달러 대비 절하된 것도 펀드의 가치 하락의 요인이 됐다.노르웨이국부펀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정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당장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란데 부총재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투자한 자금이 0.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분쟁이 더 크고 많은 지역 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노르웨이국부펀드는 1990년 설립됐으며 ‘오일 펀드’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노르웨이 앞바다에서 시추하는 석유 수익으로 나온 자금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민연금과 비슷하지만, 투자금이 노르웨이 원유 자산에서 나오고, 글로벌 유가 변동에서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 등이 있다.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국내 유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 매거진인 ‘한경ESG’ 10월호(사진)가 최근 발간됐다.10월호 커버 스토리는 ‘ESG 핵심 키워드 61’이다. ESG 경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정책, 기술, 금융 등 6개 분야 61개 용어를 해설한다. RE100, 그린워싱 등 익숙한 용어뿐만 아니라 인적자본, 금융배출량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용어도 확인할 수 있다.이슈 브리핑에서는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의 제정 배경, ESG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 등의 소식을 전한다.스페셜 리포트로는 에너지 관련 국제 경제와 무역 질서를 재편할 것으로 예상되는 그린수소를 다뤘다. 케이스 스터디로는 철 생산 부산물인 슬래그를 비료로 만들어 바다 숲을 조성하는 포스코 사례를 담았다. 기후기술 기업으로는 블록체인 기술로 친환경 활동 보상 체계를 마련한 데이터얼라이언스를 소개한다.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에서는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비즈니스 전반의 ESG 경영을 고도화하는 네이버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투자 뉴스로는 ESG 등급과 주가 상승의 상관관계 분석 등을 다뤘다.이승균 한경ESG 기자 olive@hankyung.com
[한경ESG] 이슈 브리핑지난 9월 1일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가 시행됐다. 국내 평가기관 3사인 한국ESG기준원, 한국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도 자율 규제로서 이를 도입했다. 그간 국내외에서 ESG 평가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있었으나 평가기관을 규율하는 것은 해외와 비교해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규율은 일본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영국도 아직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태다.금융위원회는 가이던스의 도입 이유와 관련해 국내 ESG 평가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ESG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ESG 평가 시장의 투명성 부족, 이해 상충 우려 등이 공통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등 우려가 확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무에서 느끼는 평가기관에 대한 불만과 우려는 국제적 동향,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의 규율 방향과 다소 다르게 느껴진다.이해 상충 관리 강화될 것국제기구의 ESG 평가기관에 대한 요구사항 대부분은 절차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강조한다. 평가기관의 평가에 따라 ESG 투자 규모가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 정확한 결과가 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의도가 강하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 역시 ESG 평가가 투자에 활용되는 빈도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가이던스를 제정한 것으로 보인다. 가이던스가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제정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실제 가이던스를 살펴보면 주로 평가기관의 평가방법론 공개와 이해 상충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평가기관 고유의 평가방법론 및 데이터가 재산적 가치에 따라 법령으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밝히며, 이를 고려해 방법론과 평가 결과를 공개할 것을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평가방법론 공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또 ESG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평가기관의 규모가 영세해 평가방법론이 비교적 단순한 국내 사정을 고려하면 국내 ESG 평가기관의 투명성 제고 수준은 해외 ESG 평가기관의 투명성 강화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부분의 가이던스 내용은 이해 상충과 관련한 규율이 될 것이며, ESG 평가기관의 이해 상충 관리가 점점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예로, 국내의 대표적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은 그 설립 취지가 자본시장의 지속가능성 제고인 비영리 사단법인이므로 ESG 평가를 통해 전반적 기업의 ESG 성과 제고를 유인하고자 한다. 이에 기존에는 평가 담당자가 평가 대상 기업과 직접 소통하며 평가지표에 대응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그러나 이해 상충 관리를 위해서는 평가 담당자가 평가 대상 기업과 소통하는 것은 금지될 것이며, 외국의 평가기관처럼 엄격한 절차와 컴플라이언스 아래에서만 소통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존에 ESG 평가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던 기업은 평가 대응에서 이전보다 한계를 느낄 수 있다. 다만 ESG 경영에 대한 전문성과 확실성이 있다면 공정한 절차를 통한 대응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평가기관 규제보다 육성 필요ESG 평가기관과 투자자, 기업 자문을 모두 겪은 입장에서 현업에서 토로하는 ESG 평가기관에 대한 불만은 ESG 평가를 이용하는 투자자보다는 ESG 평가를 대응하는 기업 측에서 더 많이 관찰된다. 특히 ESG 평가의 대응을 위한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점, 산업이나 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 투명성 요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가이던스의 도입 후에도 이러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ESG 평가기관 입장에서도 이에 대한 항변 논리는 당연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평가 대응 자원이 많은 일부 기업에만 예측 가능성이 생길 경우 기업 간 불공정한 평가 결과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 편법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생길 수 있어 그린워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 ESG 투자 관점에서 기업은 산업 단위로 묶이기 때문에 기업 규모와 업종의 특성에 따른 불리함이 상쇄된다는 점, 투자자와 기업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점 등이다.그러나 투명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소통 가능성이 제고되지 않는 한 ESG 평가기관과 기업 간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SG 평가가 그린워싱 도구로 사용될 경우, ESG 관련 업계가 지속가능하지 않거나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의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좋으나 싫으나 ESG 평가기관은 엄격하고 공정해야 하며,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특히 국내 기업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국내 ESG 평가기관을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육성이 필요할 것이다.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역시 규제와 육성의 중간쯤에서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업 입장에서는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도입이 큰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 상충 관리로 인한 공정성 제고는 향후 기업이 공정하게 평가받고 ESG 평가기관과 기업이 함께 ESG 전문성을 키우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장윤제 법무법인 세종 ESG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