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 제공
EGFR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치료제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를 썼더니 경쟁의약품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대비 암 재발과 사망 위험이 3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얀센은 17일(현지시간)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할 ‘MARIPOSA’ 임상의 주요 결과를 초록을 통해 공개했다. MARIPOSA 임상은 얀센의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와 유한양행의 렉라자 병용요법을 타그리소와 비교한 임상 3상 시험이다.

초록에 따르면 암 재발 또는 사망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약물이 효과를 보인 기간(DOR) 등 주요 지표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초록에는 지난 달 얀센이 발표한 MARIPOSA 임상 결과 톱라인 보다 좀 더 구체적인 결과가 담겼다. 지난 달 발표에서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임상시험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으며, OS를 통계적으로 유효하게 개선했다는 정도의 결과만 공개됐다.

MARIPOSA는 EGFR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에게 렉라자+리브리반트, 타그리소, 렉라자를 2대 2대 1로 무작위 투약해 비교한 임상 3상 시험이다. 시험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환자군은 물론 의료행위자와 시험 평가자도 어떤 약물을 투약했는지 알 수 없도록 했다(삼중맹검).

초록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를 투약한 환자군이 타그리소 투약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위험비 0.7, P<0.001). 타그리소를 투약한 환자군이 10명 사망한다고 가정하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7명이 사망한다는 뜻이다.

임상시험의 1차 평가지표였던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은 렉라자+리브리반트가 23.7개월 , 타그리소가 16.6개월이었다. 투약 환자 중 종양이 약에 반응해 크기가 줄어든 비율을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86%대 85%로 대동소이했으나, 반응지속기간(mDOR)에서 차이가 벌어졌다. 렉라자+리브리반트는 25.8개월, 16.8개월이었다. 전체 생존기간(mOS)도 렉라자+리브리반트가 타그리소 대비 더 긴 경향(위험비 0.8)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았다(P=0.1)

안전성 평가결과는 이전 연구와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EGFR 표적항암제와 MET 저해제 관련 부작용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서 더 빈번히 나타났으며, 타그리소에서는 설사 부작용이 더 발생 비율이 높았다. 대부분이 심각하지 않은 1~2등급 부작용이었다.

이를 종합해 임상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렉라자+리브리반트 조합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임상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렉라자와 타그리소를 비교한 결과는 초록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23일 구두발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제약업계는 2개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 요법 대비 고가인 만큼 시장성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0시 4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