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고(高)금리에도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9월 소매 판매가 전달보다 0.7% 증가한 7049억달러로 집계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0.2~0.3%를 뛰어넘었다. 발표 전 시장에서는 학자금 대출 상환 개시 등의 요인으로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전달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8월 소매 판매 증가율도 최초 발표치인 0.6%에서 0.8%로 상향 조정됐다.

소매 판매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인의 소비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Fed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Fed는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Fed는 앞서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시장은 일단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그러나 소매 판매와 같은 경제 지표가 강세를 보일 경우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5.1%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인의 소비가 연말로 갈수록 둔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고용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고, 학자금 대출 상환 역시 변수여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