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됐다.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왼쪽부터)이 국감장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일 시작됐다.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왼쪽부터)이 국감장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10일 시작된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대법원장 공석 사태와 ‘가짜 뉴스’ 규제 권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을 놓고 격돌했다.

대법원을 상대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35년 만의 대법원장 임명동의 부결 사태를 놓고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을 국회가 막아선 것”이라며 대법원장 공백의 책임이 대통령과 법무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대통령이) 동의받을 만한 분을 지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사법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비판했다. 박형수 의원은 “민주당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 대해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우리 입맛에 맞지 않으면 부결시킬 수 있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이 대법원장 자리를 정쟁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 공백으로)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대법관 2명에 대한 임명 제청 문제, 이로 인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위에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둘러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공방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내놓은 대안 노선(강상면 종점) 관련 경제성 분석(B/C) 결과에 대해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일개 용역사가 왜곡 조작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야당이 제기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해 “억지 의심”이라고 반박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난 문재인 정부의 주택 통계 조작과 관련해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을 속이고 시장을 왜곡시켰다”며 “국정 농단이자 조직적 범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수사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가짜 뉴스 규제 권한을 놓고 여야가 맞섰다. 특히 지난해 대선 직전 나온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허위 인터뷰는 미디어와 정치권의 결탁 정황이 뚜렷한 조직적 선거 조작 범죄”라며 “적당히 넘어간다면 방통위의 직무 유기”라고 했다. 반면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나 방통심의위가 가짜 뉴스에 대해 행정 처분을 하겠다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위법·위헌적 행위를 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연내 가짜 뉴스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는 한편 포털 사이트에서 매크로 사용 금지 범위를 특정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방위 국감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 피켓을 내건 야당에 여당이 참석 거부로 맞서며 파행했다.

한재영/민경진/박주연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