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 격납고에 있는 KF-21 ‘보라매’ 시제기.    연합뉴스
경남 사천 격납고에 있는 KF-21 ‘보라매’ 시제기. 연합뉴스
인간의 조정 없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스스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전투기의 등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공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개발 중인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이 같은 유·무인 전투체계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무인 체계로 생존성 높일 것”

미국은 개발 중인 무인 전투기 ‘XQ-58A 발키리’의 첫 시험 비행에 최근 성공했다. 발키리는 미 공군과 방산업체인 크라토스디펜스가 함께 개발하는 AI 장착 무인기다. 미 공군은 발키리를 전투기 편대의 ‘윙맨’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청사진으로 그리고 있다. 윙맨은 편대의 리더 전투기 곁에서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전투기다.

우리 공군도 이와 유사한 전투비행 체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군이 구상하는 ‘유·무인 전투비행체계’는 1~2대의 유인 전투기가 AI가 탑재된 무인 전투기 4~8대를 통제해 편대군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완전한 스텔스 능력으로 적에게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탐지·식별·공격하는 융합·지능화된 체계다. 무인기와 유인 전투기가 마치 하나의 비행기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위험한 곳에는 무인기를 대신 보내거나, 유인 전투기가 적을 발견하면 적의 눈에 띌 염려가 적은 무인기가 대신 공격하는 ‘팀플레이’도 가능하다.

현재 4.5세대 전투기로 개발 중인 KF-21가 성능 개량을 통해 이 같은 성능을 갖춘 전투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공군 측 분석이다. 무인 전투기와 편대 운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해 적의 방어능력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 KF-21은 2040년까지 무인 편대기 등과 합동 작전을 하는 유·무인 전투체계 능력 등을 확보하고 2041년 이후에는 ‘6세대 유·무인 전투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등장할 6세대 전투기에는 유·무인 복합체계 운영 개념이 필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무인 전투기를 복합적으로 운용해 전장 상황 인식의 우위를 점하고, 아군 유인 전투기의 생존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공군은 유·무인 전투 비행 체계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킬웹(Kill-Web)’의 연구에도 착수했다. 킬웹은 △우주자산 △유·무인 전투비행체계 △작전사령부 △비행단을 병렬적으로 연결하는 다층·다중의 광대역 네트워크 지휘 통제 체제다. 킬웹을 갖추면 일부 자산이 파괴되거나 운용이 제한돼도 정보 공유와 공격·방어 작전을 지속할 수 있다.

○공군, 위성감시 전력화

공군은 미래 전장이 될 ‘우주’ 영역의 전력 구축에도 신경쓰고 있다. 지난해 공군은 공군작전사령부에서 군 최초의 우주감시전력인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EOSS)’를 전력화했다. 이 체계는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는 인공위성의 첩보활동을 감시하고, 우주물체를 탐지·추적해 정보를 획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군 소식통은 “앞으로 초소형 위성체계, 레이다 우주감시체계 등을 확립해 우주작전능력을 갖춘 뒤 장기적으로 ‘우주사령부’도 창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