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파트 더 오르기 전에 사자"…현금 부자들 몰리는 동네
크기 상관 없이 신고가 경신 행진 계속
재건축 기대감에 부동산 규제 무색해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전용 153㎡는 지난 9일 53억원에 거래됐다. 한동안 거래가 끊겼던 단지로, 해당 크기는 2020년 35억7500만원에 거래된 게 마지막이었다. 부동산 규제 탓에 거래가 쉽지 않았는데, 최근 재건축 기대감에 호가가 크게 오르며 거래가 성사됐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단지는 1982년에 준공된 322가구 소규모 단지로, 강남구 내에서도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가 압구정 재건축 대표 수혜지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같은 단지의 전용 180㎡가 지난달 52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다른 타입의 전용 153㎡ 가구가 지난 6월 44억원에 거래됐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용 150㎡대가 50억원을 넘기게 됐는데, 호가로 보면 더 높은 가격대밖에 남지 않았다”며 “규제에 비교적 자유로운 현금 부자들이 매수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동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신현대12차 역시 크기별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변 시세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신현대12차 전용 155㎡는 지난달 61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6월 직전 거래가(51억원) 대비 10억원 이상 급등했다. 같은 단지 전용 170㎡도 62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4월 54억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8억원 올랐다.
1977년에 준공돼 더 오래된 압구정동 한양1차도 신고가 대열에 동참했다. 해당 단지는 지난 5일 전용 78㎡가 35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4월 27억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끊겼던 단지로 2년 사이 8억원 상승했다. 한양1차 역시 성수대교 인근 한강변 단지로, 재건축 사업이 한창이다. 한양3차 역시 전용 161㎡가 지난달 직전 거래가(36억원) 대비 17억원 상승한 53억원에 거래되며 화제가 됐다.
압구정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을 염두에 둔 거래라 좋은 매물이 나오면 조금 작은 크기더라도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이라며 “지난달에만 신고가 거래가 두 자릿수였는데, 대형 크기는 80억원이 넘는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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