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인천 중구 공항공사 청사 집무실에서 ‘깜짝 흑자’ 반전이 기대되는 올해 실적과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인천 중구 공항공사 청사 집무실에서 ‘깜짝 흑자’ 반전이 기대되는 올해 실적과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올해 순이익 32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중국 노선 여객 회복률을 90%대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오는 26일 취임 100일째를 맞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59)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3년간 적자를 냈다. 2020년 4268억원, 2021년 7549억원, 2022년 526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에는 창사 후 처음으로 해외채권을 발행해 3억달러를 조달하기도 했다.

이학재 사장 "인천공항 흑자 항로 진입…올 3200억 깜짝 순이익"
공사 내부에선 조만간 순이익 1조원 시대를 맞을 것이란 기대가 무너진 시기였다. 공사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에는 순이익 866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이 3000억원 넘는 순이익을 낼 것이란 예상을 내놓자 항공업계에선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약간의 흑자를 내 적자에서 벗어나는 정도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개선의 비결로 “3년 동안 제한됐던 해외 여객 급증, 미주 및 한·중·일 노선 정상화, 공항 면세점의 정상 운영”을 꼽았다. 올해 1~8월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총 3500만 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73.3% 수준까지 회복했다. 최근 월별 회복률을 살펴보면 4월 70.1%, 5월 75.7%, 7월 84.2%, 8월 85.1%로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의 80% 수준인 5700만 명 정도로 예상한다”며 “6일간의 추석 연휴와 중국 단체 여행객 방문 효과가 나타나면 90%대 회복률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특히 중국 여행객 유치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당장 중국 최대 황금연휴인 중추절(추석)·국경절(9월 29일~10월 6일) 기간을 한국 방문 환영주간으로 지정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을 상대로 입국장부터 환영 행사를 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오는 11월 중국 윈난성 쿤밍시에서 열리는 중국국제여유교역회(관광행사)에 참가하는 등 해외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에 공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 사장은 “중국인 여권 소지율은 8.5%로 한국(40%), 일본(23.6%) 등 주변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해외여행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내년에는 중국 노선 여객 회복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공항 터미널에 빅데이터, 생체인식,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공항을 구축하는 작업에도 한창이다. 편리하고 신속한 출입국, 안전 보장, 쾌적한 환경, 다양한 서비스 등 공항 본연의 기능이 잘 갖춰져 있어야 여객 증가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인천공항은 내년 4단계 공항 확장 공사가 끝나면 1억 명 이상의 여객 처리가 가능해진다. 이스탄불공항과 두바이공항에 이어 세계 3위 국제공항이 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스마트 기술을 더 적용하고 문화예술 콘텐츠도 늘려 미래 공항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