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값싼 수계 이차전지 안정화 기술 개발…"상용화 기대"

물을 전해질로 써 값은 싸지만, 안정성이 떨어져 상용화가 어려웠던 수계 이차 전지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오시형 책임연구원팀이 수계 이차전지의 문제인 전지 내부 압력 상승과 전해질 고갈 현상에 전지 스스로 대처하도록 하는 '자기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수계 이차전지는 리튬 이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원재료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싸다.

하지만 물을 분해하면 나오는 수소가스 때문에 내압이 상승하고, 전해질도 고갈되는 현상 탓에 상용화가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금속 음극과 전해질 사이 접촉을 줄여 수소 가스 발생을 억제하는 방식을 썼지만, 그래도 수소 가스가 조금씩 계속 발생해 오랜 기간 이용하면 폭발 가능성이 있는 문제가 남아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이산화망간과 팔라듐 복합촉매를 전지 내부에 넣어 수소 가스를 다시 물로 전환하는 자기조절 기능을 갖추도록 했다.

이산화망간은 일반적 상황에서는 수소 가스와 반응하지 않지만, 팔라듐이 존재하면 스스로 수소를 흡수해 물로 전환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계 이차전지는 내부 압력이 대기압의 10분의 1 수준으로 유지됐고, 전해질 고갈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오 책임연구원은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내부에 설치된 안전 메커니즘에 의해 저절로 통제할 수 있도록 전지를 설계한 것"이라며 "수소 가스의 누출이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1일 국제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