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가장 빨리 천지개벽한 동네입니다. 이젠 서울의 대표적인 산업단지형 신도시로 자리잡았습니다. 게다가 개발사업이 아직 진행형이죠. 그래서 부동산 하락장에서도 선방했고, 최근 빠르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마곡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마곡 둘러보면서 이슈들 짚어봅니다.
우리가 보통 마곡이라고 부르는 지역이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방화동 일대입니다. 336만㎡, 축구장이 520개 들어가는 규모예요. 2007년 시작한 서울시와 SH의 개발사업입니다. 그래서 다른 신도시에 비해 입지가 좋고, 교통도 편리합니다. 대중교통은 5호선과 9호선, 공항철도가 관통합니다. 여의도와 강남, 시내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고 김포공항도 가깝습니다. 올림픽대로와 공항고속도로, 수도권 제1고속도로 등 도로망도 잘 갖춰줘 있습니다. 차는 좀 막힙니다.
평지인 데다 구획 정리도 잘 해놔서 깔끔합니다. 인근 공항의 고도제한 때문에 건물 높이가 낮습니다. 초중고 학교들이 많아서 아이 키우기에 괜찮다고 합니다. LG아트센터와 서울식물원, 이대병원 등 다양한 인프라도 갖췄습니다. 백화점은 없지만 인근 지역에 쇼핑몰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급성장한 동네들의 공통점인데요, 학군입니다. 동네가 발전하는 속도와 학군이 셋팅되는 속도가 맞지 않는 거죠. 물론 최근 4년 새 학원이 두배 이상 늘긴 했습니다만, 초등학교나 미취학 아이들 위주입니다. 실제로 공항초등학교 저학년은 과밀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중고등학생 되면 인근 우장산이나 목동 학원 보내다가, 결국 옮기시는 분들 꽤 많습니다.
최근 불거진 이슈가 있습니다. 마곡에 지어지는 열병합발전소를 둘러싼 갈등입니다. 주민들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주민들 이야기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예전 마곡 개발 당시엔 부천발전소에서 에너지를 공급받기로 했는데 왜 벌써 짓느냐는 거죠. 하지만 서울에너지공사는 수요가 너무 늘어서 지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문제는 워낙 예민해서 잘 풀어갔으면 합니다.
마곡엔 기업들이 정말 많습니다. LG사이언스파크에 LG 주요 계열사 다 왔고요, 내년에 사이언스파크 2단계가 완공되면 평택에서 근무하는 인력들도 유입될 예정입니다. 코오롱과 롯데, 이랜드의 R&D센터도 있습니다. 또 차세대 신산업으로 꼽히는 제약 바이오산업의 메카가 마곡입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진 덕분에 마곡이 직주근접 선호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도시개발사업의 마지막 퍼즐이 남았습니다. 업무시설과 호텔, 컨벤션, 문화시설 등으로 구성된 마이스 복합단지가 내년 준공됩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9배 넘는 규모이고, 총 4개 블럭입니다. 오피스 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간만에 큰 장이 열릴 것 같아요. 대형 복합시설인 원웨스트도 들어옵니다. 마이스단지와 지하철역, 서울식물원을 잇는 공공보행로도 생길 예정이에요.
마곡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겠습니다. 단지명을 엠밸리로 통일했는데, SH가 공급한 아파트 브랜드입니다. 고도제한 때문에 아파트도 층수가 낮습니다. 요즘 신축들은 고층으로 뽑고, 단지를 공원화하는데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마곡 아파트엔 특징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 소셜믹스입니다. 1~15단지 중 13단지만 민간이 시공해서 이름이 마곡힐스테이트마스터입니다. 전체의 임대 비율이 절반 이상 되고, 많은 단지는 90%에 달합니다. 마곡이 사실상 서울 공공주택의 메카입니다. 게다가 최근 이슈가 또 생겼어요. 남은 10-2단지에 이른바 반값아파트가 들어옵니다. 토지임대부주택인데요, 주민들은 또 임대가 들어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대형 평수가 아쉽습니다. 산단형 신도시로 발전하면서 고소득자들은 넓은 평수와 브랜드 아파트를 찾게 되는데, 이 점이 부족한 거죠. 또 사는 분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보니까, 아무래도 대형 건설사나 브랜드 아파트가 아니다 보니까 하자나 자재 같은 크고 작은 불편함이 있다고 해요.
엠밸리 7단지에 왔습니다. 굳이 대장을 꼽자면 여기일 것 같아요.1004가구이구요, 2014년 준공했습니다. 입주 당시엔 미분양이었으나 2017년 LG 등이 본격적으로 입주하면서 7단지가 급부상하기 시작했어요.
여기를 리딩 단지로 보는 이유가요. 일반분양이 666가구로 가장 많았어요. 그래서 거래가 활발했고 시세도 함께 움직였습니다. 입지도 좋습니다. 지하철역과 초등학교, 서울식물원 등이 가깝습니다. 무엇보다 LG사이언스파크가 정말 가까워서 LG직원들 정말 많이 삽니다. 평형은 30평대와 40평대인데, 44평이 2년 전에 20억 신고가 찍은 뒤에 올해 16억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 19억3000만원에 거래가 됐습니다. 전고점을 거의 회복한 거죠.
마곡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논밭 천지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서울 안의 깔끔한 신도시로 재탄생했어요. 게다가 마곡은 좋은 일자리가 많고, 아직 진행형인 개발호재도 있죠. 그래서 마곡이 가진 한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마곡을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마곡편 성적표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