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 쏟아지는 '신흥부촌' 성수, 눈여겨볼 재건축 단지는
"요즘 성수동 재건축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인 만큼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보는 거죠."(한 시중은행 PB)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동아아파트 전용면적 97㎡는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1983년 9월 준공된 이 노후 아파트는 올해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아직 재건축사업의 첫 단추인 안전진단 승인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사업이 12년 만에 재개되고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매물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신고가를 기록한 성동구 성수동 동아아파트 전경. /심은지 기자
올 들어 신고가를 기록한 성동구 성수동 동아아파트 전경. /심은지 기자
성동구는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1~4구역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 사업지가 정비사업의 큰 축을 이루지만, 재건축 사업지도 여럿 있다. 현재 재건축 추진위원회나 조합을 운영 중인 사업지는 장미아파트, 한남하이츠, 성수1구역, 응봉1구역, 마장 세림아파트 등 총 5곳이다. 동아아파트와 같이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단지도 적지 않다.

사업 속도 빠른 장미 아파트, 이주 마쳐

서울숲 인근의 성수동 1가 장미아파트는 성동구 내 재건축 사업지 중에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16년 9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21년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9월 성동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 인가까지 받으면서 재건축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현재 이주도 마쳤고 철거 등의 절차만 남았다.
성수동 장미아파트는 성동구 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르다. 이주를 마친 장미아파트 모습./심은지 기자
성수동 장미아파트는 성동구 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르다. 이주를 마친 장미아파트 모습./심은지 기자
장미아파트는 서울지하철 수인 분당선 서울숲역과 맞닿은 단지다. 맞은편에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갤러리아포레' 등 성수동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다. 총 173가구로, 규모가 크지 않다. 향후 용적률 279.5%를 적용받아 지하 3층~지상 20층, 3개 동, 총 286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2019년 KB부동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해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남하이츠는 1982년 준공된 재건축 단지다. 옥수동 220의 1일대 4만8837㎡에 지하 6층~지상 최고 20층, 10개 동 79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한강 조망을 갖췄고 강변북로와 서울지하철 3호선 옥수역과 가까워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서울 성동구에는 장미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총 5곳이 있다. 성수동 장미아파트. /심은지 기자
서울 성동구에는 장미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총 5곳이 있다. 성수동 장미아파트. /심은지 기자
한남하이츠는 2020년 5월 사업시행 인가를 거친 후 같은 해 11월 조합원 전원이 분양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간 분쟁이 일어났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조합 임원 해임을 추진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올해 1월 임시총회를 거치면서 사업이 정상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설계자 선정 입찰 공고를 내는 등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마장동 784일대의 마장 세림 아파트는 1986년 준공된 노후 단지로, 9개동 811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서울지하철 5호선 마장역이 가깝다. 이 단지는 최근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선정한 마장동 382일대와 가깝다. 막다른 골목과 급경사지로 접근성이 떨어진 마장동 일대가 새로운 주거지로 거듭나면서 마장 세림 일대도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성수1구역, 응봉1구역 재건축 잰걸음

성수1구역 주택재건축(성수1구역)과 응봉1구역은 둘 다 단독주택 재건축 추진 지역이다. 단독주택 재건축은 재개발과 비슷해 보이지만, 재개발과 달리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다.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등 여러 유형이 주택이 섞여 있다 보니 아파트 재건축보다 가치평가가 쉽지 않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단독주택 재건축은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어 소규모 고급 주택으로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서울 시내에서 갈수록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1구역은 성수동1가 656의 1267일대를 새로 짓는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이다. 성수1구역 모습./심은지 기자
성수1구역은 성수동1가 656의 1267일대를 새로 짓는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이다. 성수1구역 모습./심은지 기자
성수1구역은 성수동1가 656의 1267일대를 새로 짓는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구역(재개발)과는 다른 사업이다. 2020년 8월 조합설립인가를 마쳤다. 지하 3층~지상 23층 아파트 5개 동, 총 272가구로 새롭게 바뀐다. 서울지하철 2호선 뚝섬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일 정도로 가깝다. 중랑천도 가까운 편이라 산책하기 좋다. 작년 1월 시공사로 롯데건설이 선정됐다.

응봉1구역은 지난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2011년 정비구역에 지정된 지 1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성동구 독서당로60가길 6의 1일대로, 서울지하철 경의·중앙선 응봉역이 300m 거리에 있다. 건폐율 25%, 용적률 204%를 적용해 지하 5층~지상 최고 15층인 아파트 525가구로 지을 계획이다. 응봉초, 광희중, 금호고 등 교육시설도 가깝다.
단독주택 재건축은 재개발과 비슷해 보이지만, 재개발과 달리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어 희소성이 높다. 성수1구역 전경. /심은지 기자
단독주택 재건축은 재개발과 비슷해 보이지만, 재개발과 달리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어 희소성이 높다. 성수1구역 전경. /심은지 기자
이달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호반건설 등 건설사 10여곳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응봉1구역 재건축조합은 내달 24일 입찰을 마감한다. 응봉1구역 조합은 2025년 상반기 관리처분 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