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직원들이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추석 곶감 선물세트를 들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10일 직원들이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추석 곶감 선물세트를 들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이달 말 추석 연휴를 2주 가량 앞두고 유통업계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어진 연휴에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택하는 사람이 늘고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된 것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 분석 결과 전년동기 대비 103.5%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은 60% 가량, 현대백화점은 56.3% 증가했다.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가 늘어난 건 백화점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4일 사이 이마트의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2% 늘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10일에서 지난 6일 사이 매출이 20% 가량 늘었다.

이같은 양상은 다음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추석 연휴가 6일로 늘어남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떠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행플랫폼 여기어때는 지난 1~3일 앱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5%가 추석 연휴 기간 중 여행을 떠난다고 응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88.3%는 국내 여행을, 11.7%는 해외 여행을 떠난다고 응답했다.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은 “최근 근거리 해외 여행이 폭발하고 있지만 황금 연휴에는 오히려 국내 여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조사됐다”며 “임시 공휴일 지정 효과로 확실히 여행 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축산품과 수산품의 예약 판매가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축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0%,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축산 매출은 각각 89%, 103.8% 늘었다. 수산물 선물세트의 경우에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서 각각 78%, 47%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에서도 품목별로 굴비 매출이 지난해 추석 기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었고. 갈치·옥돔·전복은 2배, 멸치 등 건어물은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축산 선물세트 판매 증가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 선물 가격 상한은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랐다. 유통업계는 이에 따라 추석 선물세트로 상대적으로 고가인 한우 선물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했음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선 ‘오염수 방류 전 어획한 물량’이란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길어진 연휴에 미리 추석 선물세트를 고향에 보내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개정돼 20~30만원대 선물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