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산 안보 우려 속 중국 금 보유량은 1년간 9.7% 늘어
중국 6월 美국채 보유량 14년만 최저 수준…1년사이 11% 줄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14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미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8천354억 달러(약 1천120조원)로 전달보다 113억 달러(약 15조원) 줄어들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소 수준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중국은 4∼6월 석 달 연속으로 미 국채 보유량을 줄여나갔으며, 그 결과 보유량은 6월까지 지난 1년간 1천30억 달러(약 138조원), 11%가 감소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2000년부터 늘어나다가 2014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월 상징적인 1조 달러(약 1천342조원)선 아래로 줄었다.

중국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자산의 비중은 2005년 79%에서 2017년 58%로 하락했다.

미중 관계 악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 중국이 안보를 강조하며 자산 다변화에 나서면서 금과 다른 자산을 늘려나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위융딩은 이달 발표한 글에서 "중국 보유 자산의 안보가 갈수록 지정학적 이슈가 돼가고 있다"고 썼다.

여러 중국 학자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자 미국의 달러 무기화에 대해 경고해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3천억 달러(약 492조원)에 달하는 러시아의 해외자산을 동결했고,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지난 1년간 금 보유량을 605만 온스, 9.7% 늘려 지난달 말 기준 6천869만 온스를 보유하고 있다.

SCMP는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를 보여 중국이 시장 변동성을 헤쳐 나가는 데 더욱 탄력적인 수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도 지난 6월까지 1년간 미 국채 보유량을 1천271억 달러(약 171조원)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이 미 국채 가격 하락(국채 금리 상승)을 초래한 데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반면 영국과 벨기에는 같은 기간 미 국채 보유량을 각각 550억 달러(약 74조원), 589억 달러(약 79조원)씩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