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원 싱크탱크 공정원 원사 전망…84년 만에 최저 수준 가능성

지난해 1천만명을 밑돈 중국의 출생인구가 올해는 800만명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라 제기됐다.

"中 올해 출생인구 800만도 위태"…항일전쟁 시기 수준 후퇴
9일 차이롄서(財聯社)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무원 싱크탱크인 중국 공정원의 원사 차오제 베이징대 의학부 주임은 전날 열린 한 포럼에서 "올해 중국의 출생인구는 700만∼80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무원 직속인 중국 공정원은 과학기술 분야 최고의 학술기구로, 공정원 원사는 관련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그는 "가임기 여성이 더욱 줄고, 불임·비출산율이 높아지며, 불량 임신율도 높아졌다"며 이렇게 예측했다.

그는 "중국의 인구는 지난 5년 동안 40%가량 급속히 감소했다"며 "여성 출산력을 높이는 것이 출산율 제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중국의 출생인구가 작년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중국 관영 기관 전문가가 공개적으로 800만명을 밑돌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관영 중국신문사가 발간하는 잡지 '중국 자선가'는 지난 5월 전국의 산모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올해 출생인구가 800만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올해 들어 많은 병원의 분만 건수가 감소했고, 심지어 작년보다 50% 이상 줄어든 곳도 많다며 여러 산부인과가 조산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출생인구는 956만 명에 그쳐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1천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中 올해 출생인구 800만도 위태"…항일전쟁 시기 수준 후퇴
올해 출생인구가 800만명을 밑돌면 작년보다 최소 16.3% 감소하는 것이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차오제 원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출생인구가 800만명을 밑돌면 항일전쟁 시기(1937∼1945년)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8년간의 항일전쟁 시기 중 1939년에만 출생인구가 800만명에 못 미쳤고, 나머지 해에는 800만∼1천만명을 유지했다.

올해 출생인구가 800만 명 아래로 내려가면 1939년 이후 84년 만에 800만 명을 깨게 되는 것이다.

작년 중국 인구는 출생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14억1천175만명을 기록, 전년 대비 85만 명 줄었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이 펼친 대약진 운동으로 대기근이 발생한 1961년 이후 처음이었다.

유엔 경제사회처는 지난 5월 인도가 중국을 추월, 세계 1위 인구 국가에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 산아 제한을 위해 1978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으나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2016년 '두 자녀 정책'을 시행했고, 2021년에는 제한적으로 세 자녀 출산도 허용했다.

또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다자녀 가정에 대학 입시·주택 구입·자동차 구매 우대 혜택 등을 주고, 출산 장려금과 육아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출생인구 늘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육아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경력 단절을 우려하는 젊은 층은 출산은 물론 결혼마저 기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