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vs 생애최초 vs 다자녀 특공…'아이 둘' 부부 어떤게 유리할까
공공분양은 자녀 2명부터 다자녀’ 특공 가능해져
소득 적으면 ‘생애최초’, 상대적으로 많으면 신혼
특공제도 변경 잦고 복잡…모집공고 꼼꼼히 봐야
정부는 지난 5월 다자녀 가구 기준을 자녀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의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아이가 둘만 있어도 ‘다자녀 특별공급’에 도전할 수 있게 됐지만, 마냥 웃을 수만도 없다. 공공분양 민간분양 특별공급 일반공급 등으로 구분되는 복잡한 청약 제도에서 어떤 유형을 공략해야 할지 ‘선택 장애’를 느끼는 청약 예정자가 많다.

아이가 둘인 부부(결혼 7년 이내)라면 특공 가운데 다자녀 특공과 함께 ‘신혼부부 특공’, ‘생애 최초 특공’을 등 세 가지 방식을 모두 노려볼 수 있다. 소득과 청약가점 등에 따라서 유리한 방식이 달라진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특별공급 청약이 복잡하지만, 그만큼 요건에 맞춰 지원했을 때 당첨 확률도 높아진다”며 “아이가 있는 신혼부부 입장에서 최고의 내 집 마련 선택지”라고 조언했다.

내 인생 단 한 번뿐인 특별공급

특별공급은 정책적·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일반 청약자와 경쟁하지 않고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 부양 등으로 지원 항목이 나뉜다.
신혼 vs 생애최초 vs 다자녀 특공…'아이 둘' 부부 어떤게 유리할까
공공분양에선 전체의 80%, 민간분양은 50%가 특별공급으로 배정된다. 특별공급으로 나오는 비중은 공공분양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당첨되기 더 어려운 구조다.

세부적으로 공공분양은 신혼부부 20%, 생애 최초 20%, 다자녀 10%다. 민간분양에선 신혼부부 18%, 생애 최초 9%, 다자녀 10%로 구성된다.

특별공급에 참여하려면 일정한 자격요건과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점은 단 1회만 가능하며, 무주택이라는 기본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주민등록등본상 세대 구성원 모두가 무주택이어야 한다. 서울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선 청약통장 가입 6개월 이상 6회차 납입을 하면 조건이 된다.

공공분양은 2명만 돼도 ‘다자녀’ … 특공 청약지 늘어

다자녀 특공은 배 속에 있는 태아를 포함해 자녀가 3명 이상 있는 가정을 말한다. 모두 미성년자로 입양한 자녀도 포함된다. 경쟁구조가 됐을 때 배점표(미성년 자녀의 수, 영유아 자녀의 수, 세대의 구성, 무주택 기간, 해당 도시의 거주 기간, 청약 통장 가입 등)를 기준으로 점수가 높은 사람이 당첨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영유아 자녀가 많으면 더 유리하다.
신혼 vs 생애최초 vs 다자녀 특공…'아이 둘' 부부 어떤게 유리할까
정부는 지난 5월부터 공공분양만 자녀가 2명만 돼도 다자녀 특별 공급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바꿨다. 신혼부부 공공분양 전용 모기지를 1.9~3% 고정금리로 지원하고, 대출 한도는 기존 2억7000만원에서 4억원까지 올린다.

신혼부부가 주택 구매·전세 자금을 대출할 때 적용하는 소득 요건도 완화한다. 기존에 신혼부부가 저금리(현재 연 2.4%)로 지원되는 주택 구매자금 대출을 받으려면 부부 합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했지만, 7000만~8500만원인 경우도 저금리 대출이 가능해졌다.

소득 적으면 '생애최초', 가점 높으면 '다자녀' 유리

생애 최초·다자녀·신혼부부 특공을 비교할 때 경쟁률이 가장 낮은 유형은 다자녀다.
지난 3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특별공급 대상이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으로 확대됐다. 분양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서울 등 수도권 특별공급이 소형 아파트에 국한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용 59㎡ 이하 주택형의 다자녀 특공에서 종종 미달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격 요건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당첨자는 별도 배점 기준에 따라 점수가 높은 순으로 선정한다. 미성년 자녀 5명 이상이 최고 40점이다. △만 6세 미만 자녀 3명 이상 최고 15점 △3세대 이상 혹은 한부모 가족 5점 △무주택 기간 10년 이상 최고 20점 △해당 시·도 거주기간 10년 이상 최고 1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0년 이상 5점 등 총 100점 만점이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서울·경기·인천 전체를 같은 시·도로 간주한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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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많고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당첨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본인의 당첨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자녀 수가 3명에서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5점이 추가된다. 6세 미만 자녀 수가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다시 5점을 받는 구조다. 수도권 인기 단지는 경쟁이 치열해 당첨 커트라인이 80점대에 형성되기도 한다.

소득이 적다면 생애 최초 특공이 유리하다. 생애 최초는 전체 물량 가운데 70%를 소득 100% 이하인 사람에게 따로 빼준다. 나머지 30%를 가지고 소득 130% 이내 예비청약자가 경쟁하는 구조다. 소득이 100% 이하라면 다자녀(120% 이내), 신혼특공(맞벌이 기준 140%)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신혼 vs 생애최초 vs 다자녀 특공…'아이 둘' 부부 어떤게 유리할까
신혼 vs 생애최초 vs 다자녀 특공…'아이 둘' 부부 어떤게 유리할까
생애 최초는 2020년 9월까지만 해도 국민주택에만 배정(전체의 25%)됐지만, 지금은 민영주택(공공택지 15%, 민간택지 7%)에서도 기회가 주어져 청약 문이 넓어졌다. 공공은 100% 추첨제, 민간분양은 소득 기준에 따라 우선공급, 일반공급, 추첨제로 나눠 공급한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다면 청약공급 물량이 많은 신혼부부 특공을 노려볼 수 있다. 혼인 기간이 짧을수록, 해당 지역 거주 기간이 길수록, 미성년 자녀가 많을수록, 청약저축 납입 횟수가 많을수록 가점이 붙는다.

입주자 모집공고 정독이 가장 중요

우리나라 청약제도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자주 바뀐다.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 특히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을 위한 가장 좋은 선택지인 만큼 특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 청약과 관련한 기본적인 내용은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청약홈(applyhom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별공급별 자격요건부터 청약 신청, 당첨발표까지 청약홈에서 지원한다.

공공분양은 LH청약센터(https://apply.lh.or.kr)에서 세부 내용부터 청약 신청, 당첨 발표까지 확인할 수 있다. LH는 전체 공공분양 물량의 약 90%를 담당한다. 나머지 10%는 각 지자체 도시공사를 통해 청약 일정을 확인하고 신청도 하는 구조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단지의 입주자 모집공고 내용 확인이다. 정부 정책 적용 시점의 대표적인 기준이 된다. △공급신청 자격, 신청 때의 구비서류, 신청일시 및 장소 △공급신청 방법 △계약금·중도금·잔금 등의 납부시기 및 납부 방법 △이중당첨자 및 부적격당첨자의 처리 및 계약취소에 관한 사항 등이 담긴다. 사실상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의 모든 내용이 포함된다.

청약홈 관계자는 “가장 최근 청약 관련 개정 내용과 적용받는 기준 등이 가장 정확하게 나온 게 입주자 모집공고”라며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과실, 분쟁이 생겼을 때 책임 또한 청약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